與, 원내대표 ‘김무성 카드’ 급부상
입력 2010-04-19 18:54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여권 내부에서 ‘김무성 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친이명박계 주류와 당직자들 사이에서 김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방안에 대해 공감대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19일 “김 의원 본인이 원내대표를 맡을 의향만 있다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의원 결심 여하에 따라 친이계에서 뜻을 모아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병국 사무총장도 최근 “친이든, 친박근혜계든 김 의원이 무난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당내에서는 김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와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을 두루 거쳤고 야당과의 관계도 원만하다는 점에서 하반기 국회 운영에 적임자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친이계 핵심 의원은 “다른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경력으로 보나 뭐로 보나 김 의원이 적임자라는 의견이 많다”며 “지난번처럼 친박계가 반대하지만 않는다면 경선까지 안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당내 주류가 화합 차원에서 김 의원을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토록 설득했지만, 박근혜 전 대표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당사자인 김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말문을 닫고 있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당내에서 추대 모양새가 갖춰지고, 친박계에서도 적극 반대하지 않는다면 김 의원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친이계 이병석 의원 등 원내대표를 노리고 있는 의원들을 포기 시켜야 하는 일이 남아있다. 이 의원은 “집권 후반기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뒷받침하고 개헌 논의 등 하반기 어젠다를 다루기 위해서는 주류 인사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 정의화, 안경률, 고흥길 의원, 중립 성향인 황우여, 이주영 의원도 뛰고 있는 상황이다. 친이계 핵심 의원은 “김 의원이 출마 의사를 분명히 한다면 친이계 내부에서 이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친박계는 신중한 반응이다. 이정현 의원은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크게 거부감은 없는 듯하다. 이미 김 의원이 세종시 문제로 친박계와 거리를 두고 있는 만큼 박 전 대표 역시 공식적으로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중진 의원은 “지난번에는 박 전 대표가 여러 이슈에 대해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김 의원이 친이·친박계 화합 차원에서 들어가는 모양새였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점이 있었지만 이번엔 그가 친박계 대표주자로 나서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