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박 영화 베팅” 선물거래소 승인… 순위 조작·도박 부채질 우려
입력 2010-04-19 21:51
미국 금융감독당국이 영화 흥행을 놓고 베팅하는 영화선물거래소 개장을 승인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16일(현지시간) 캔터 피츠제럴드의 자회사 베리아나 네트웍스에서 신청한 ‘영화선물거래소’ 설립을 승인했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영화 개봉 6개월 전에 투자자가 일정액을 베팅하면 개봉 한 달 뒤 흥행 실적에 따라 수익을 배분받게 된다. 영화선물거래소 개장은 승인했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높다. CFTC 소속 위원 5명 중 3명도 영화선물 거래에 염려했다. 바트 칠턴 위원은 “영화선물 계약이 헤지(분산) 수단이 되고 사기와 조작이 방지될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업계와 미 의회도 반대 입장이다. 미국영화협회(MPAA)는 “영화 흥행 순위 조작 등의 시장 조작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영화선물 거래는 적절하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할리우드 주요 영화사들을 비롯해 감독 길드, 전국영화업협회, 인디영화&TV 제작자협회 등 단체들도 흥행 도박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미 상원 법사위원장인 패트릭 레이히(민주당) 의원 등 법사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은 CFTC에 서한을 보내 영화선물 거래에 대한 우려의 뜻을 전했다. 아칸소주 블란체 링컨 상원 의원은 파생상품 시장 개혁을 골자로 한 법안에서 영화 티켓 수입을 선물거래 대상으로 삼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캔터 피츠제럴드의 리처드 제이콥스 소장은 “여러 분야의 선물거래와 파생상품에 종사해 왔지만 영화만큼 흥미롭고 잠재력 있는 분야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