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깊어진 中-티베트… 티베트 “지진 구조 선전 활용”
입력 2010-04-19 18:45
중국 칭하이(靑海) 위수(玉樹)장족(藏族)자치주 위수현 지진으로 중국 정부와 티베트 민족 간 미묘한 긴장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위수현 티베트인들은 중국 정부의 이번 구조 및 재건 노력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 보도했다. 중앙 정부가 구조 및 복구 작업을 지나치게 선전에만 활용, 티베트 민족의 환심을 사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중국 정부와 티베트 민족 간 긴장관계만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티베트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지역 특수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칭하이 황중(湟中)현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의 고향이다. 그가 주장하는 범티베트 자치권에 칭하이성이 포함돼 있다. 많은 장족의 마을에는 달라이라마의 초상화가 걸려 있을 정도다. 이번 지진 직후 티베트의 많은 승려들이 현장을 찾아 구조 및 복구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밀접성을 반영한다.
여기에 달라이라마가 지진 현장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중국 당국에 전달, 중국 정부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승인하지 않을 거 같다고 대만중앙통신사가 19일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모든 역량을 동원해 구조 및 재건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에 이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도 직접 현장을 찾아 피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후 주석은 건물이 무너져 임시 판잣집에서 공부하고 있는 고아학교를 찾아가 “꼭 더 좋은 학교를 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또 의료구조 텐트에서 지진으로 한쪽 팔을 다친 여중생을 끌어안고 “근심하지 마라. 정부에서 세심하게 잘 치료해주겠다”고 위로했다.
중앙 정부가 특별히 관심을 갖고 온갖 지원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중국 CCTV 등 주요 언론은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