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 ‘옐로 셔츠’ 입 열다… 친왕실 시위대 “1주내 진전없을 땐 행동 나설 것”

입력 2010-04-19 18:45

태국의 이른바 ‘옐로 셔츠’(왕실과 군부 등 지배 엘리트층 대변)가 ‘레드 셔츠’(서민층 대변)가 이끄는 반정부 시위 정국에 개입할 뜻을 천명했다.



태국 입헌군주제의 수호자를 자임하는 국민민주주의연대(PAD·일명 옐로 셔츠)는 18일 성명을 통해 “정부 측이 현재의 사태를 1주일 이내에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가와 왕실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PAD 지도자 잠롱 스리무앙은 “정부 측이 반정부 시위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PAD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집회를 시작하게 되면 국가와 왕실이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까지 계속 열 것”이라고 말했다.

수천명의 PAD 지지자들은 이날 수도인 방콕 외곽에서 회합을 갖고 최근 반정부 시위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했다.

반정부 시위 사태에 침묵해 왔던 PAD가 정국에 개입 의사를 밝힘에 따라 레드 셔츠와 옐로 셔츠로 대변되는 태국 내 계층 간 갈등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태국에서는 그동안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일명 레드셔츠)’이 한달 넘게 방콕에서 국회해산과 조기총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10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유혈 사태까지 났지만 PAD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었다. 탁신 전 총리는 2006년 옐로 셔츠를 입고 거리로 쏟아졌던 이들 PAD 소속 도시 중산층 및 왕정 지지자들의 시위와 이어진 군사 쿠데타로 축출됐다. PAD는 탁신 전 총리 축출 뒤에도 탁신계 정당이 계속 집권하자 2008년 5월부터 반정부 시위를 벌여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의 현 정권을 출범시켰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