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핵 대응 군사적 대책 필요”… 게이츠 국방 백악관行 메모 파문
입력 2010-04-19 18:44
“미국은 이란 핵 문제를 다룰 궁극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 같은 내용의 메모가 공개돼 미국 워싱턴 정가에 파문이 예상된다. 메모의 작성자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수신자는 백악관 제임스 존스 국가안전보좌관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3쪽 분량의 메모 내용을 익명의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게이츠 장관의 메모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에 필요한 연료와 설계, 폭발장치 등 관련 부품과 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이를 완성하지 않는 상황을 유지할 경우 효과적인 대책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핵무기 제조를 막을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모든 외교적 조치가 실패할 상황에 대한 백악관의 대책이 부실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장관이 백악관의 안보 태세를 비판한 셈이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NYT의 보도를 시인하면서도 “이란 문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메모를 작성한 것은 아니고, 백악관 안보팀도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시의적절한 일련의 의사결정을 위해 몇 가지 질문과 제안을 적은 것”이라며 “미국이 (이란 핵에 대해) 광범위한 비상대책을 실행하기 위해 적절하고 강력한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동맹국과 적들이 혼동해선 안 된다”고 해명했다. 백악관도 “이란 핵 관련 비상계획은 여러 달 동안 준비해온 것”이라며 “메모 때문에 바뀐 것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유엔 차원의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터키 브라질이 부정적인 입장이다. 파이낸션타임스(FT)는 19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란 핵무기는 중동에 무기경쟁을 촉발시켜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며 유엔의 대책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