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인양 이후] “알루미늄 성분 찾아라”… 결정적 어뢰 단서, 첨단장비 총동원 분석

입력 2010-04-19 18:24

민·군 합동조사단은 19일 이틀째 천안함 함미 절단면을 집중 분석했다. 분석에는 각종 첨단장비가 총동원되고 있다고 전한다.

침몰 원인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이 어뢰에 의한 피격이다. 이를 밝히기 위해서는 수거된 금속 파편 가운데 알루미늄 성분을 찾아야 한다. 어뢰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조되며, 천안함은 강철로 만들어져 있어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 금속 성분 분석은 레이저주사 전자현미경이 주로 사용될 전망이다. 이 장비는 금속 내부로 레이저를 쏴 3차원 입체 영상을 만들어 성분을 확인할 수 있다.

화약 성분을 검출하는 것도 공격 수단을 밝히는 중요 열쇠다. 액체·가스 크로마토그래피, 3D카메라 촬영 영상분석기, 질량분석기 등이 동원된다. 이 외에도 국방과학연구소 등의 비파괴검사 장비도 투입된다. 비파괴검사는 주로 공업제품의 내부의 결함을 밝힐 때 제품을 파괴하지 않고 방사선이나 초음파를 이용해 내부를 들여다보는 검사 기법이다.

군 관계자는 그러나 “현재까지 발견된 파편들은 모두 천안함 조각으로 판명됐고, (천안함 공격시) 사용된 무기의 단서가 될 만한 파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화학 성분도 아직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합동조사단 활동이 본격화된 가운데 미국 전문조사단도 8명에서 15명으로 보강됐다. 미 조사단은 토머스 에클스 준장을 단장으로 과학수사 7명, 선체구조 4명, 폭발유형분석 2명, 지원인력 1명 등이다. 특히 이들 중 3명은 2000년 10월 예멘 아덴항에서 미 해군 구축함이 테러로 폭발했을 때 사고조사에 참여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침몰 원인을 밝혀줄 또 다른 열쇠인 함수의 인양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크레인과 함수 부분을 연결했던 세 번째 쇠사슬이 기상악화로 끊어졌다. 합참 박성우 공보실장은 “높은 파고 때문에 쇠사슬이 장력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함수 인양에는 90㎜ 직경의 쇠사슬 네 가닥이 필요하다. 박 실장은 “향후 2∼3일 동안 강풍과 높은 파도로 추가 작업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