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문학과 삶 조명에 바친 10년… 5월 1∼10일 문화제 여는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 박영우 대표

입력 2010-04-19 18:52


“윤동주 시인은 민족을 사랑하고, 평화와 자유의 정신을 실천한 고귀한 시인입니다. 다음달 열리는 윤동주문화제는 시인의 문학과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서시’ ‘별 헤는 밤’ 등의 시를 남기고 일본에서 옥사한 민족시인 윤동주(1917∼45)를 기리는 활동을 해온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가 설립 1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연다.

박영우(51·사진) 선양회 대표는 “서울 종로구청과 함께 내달 1일부터 10일까지 종로 일대에서 윤동주문화제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선양회는 2000년 출범한 뒤 한국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 심포지엄과 시 낭송회 등 윤동주 기념 행사를 산발적으로 진행했지만 올해는 행사를 집중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밀 예정이다.

우선 이달 30일 서울 북촌문화센터에서 주한 외국 대사 등 외교사절로 구성된 서울문학회와 함께 ‘윤동주 문학의 밤’이란 전야행사를 연다. 이어 윤동주학생백일장(5월 1일·국립과천과학관), 윤동주 시인의 언덕 걷기대회(2일), 윤동주상 시상식(7일), 시가 흐르는 국회 문학의 밤(10일·국회) 등의 행사를 잇따라 진행한다.

선양회는 문화제 기간 동안 시 읽기 캠페인도 함께 펼칠 계획이다. 다음달 1∼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인사동 거리에서 시인 1000명의 시집을 전시하고, 회원들이 모은 시집과 문예지 등 중고서적 3만권을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

박 대표는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국민이라야 일등국민이 될 수 있다”며 “문화제가 윤동주를 비롯한 한국 시인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우리 시가 널리 읽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문인 출신이 아니다. 유도인 출신으로 토목업체 ㈜한국엔티에스 부사장을 맡고 있다. 그런 그가 사재를 털면서까지 선양회 설립과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윤동주 시인을 조명하는 활동이 국내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1996년 중국 룽징(龍井)에 있는 윤동주 시인의 생가를 처음 찾았는데 담장이 무너져 있고, 비가 새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우리 국민들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시인인데도 말만 무성하지 정작 그를 기념하는 일에는 소홀했던 거지요.”

박 대표는 2년 후 사재를 털어 윤동주 시인의 생가가 있는 땅을 확보했고 다시 2년이 지난 뒤 선양회를 설립해 다양한 기념 행사를 펼쳐 왔다. 2006년부터는 1000만원의 상금이 걸린 윤동주문학상을 제정, 운영해 오고 있다.

박 대표는 “윤동주 시인은 우리 민족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영웅”이라며 “기념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펼칠 수 있도록 윤동주재단을 만드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동철 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