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지만 더욱 힘내세요” 차순재 권사 부부 장애인 80여명 초청 넉넉한 상차림

입력 2010-04-19 21:19


19일 낮 서울 거여2동 장애인 공동체인 임마누엘집 80여명 장애인은 모처럼의 외출에 마냥 신났다. 서울 능동 옛골토성 어린이대공원점 사장 차순재(62)·곽정숙(59) 반석감리교회 권사 부부가 참나무 장작으로 구운 오리 훈제와 삼겹살, 소시지 바비큐 파티를 열어 준 것.

임마누엘집 원장 김경식 목사는 한바탕 잔치를 벌인 뒤 “우리 장애인 가족들이 이렇게 호화스런 바비큐 잔치에 초청돼 참으로 행복하고 즐겁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음식점 앞에는 ‘이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분들이 오십니다’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150㎡ 규모의 음식점 2층에 다른 손님은 받지 않았다.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휠체어와 목발 등에 의지한 힘든 나들이였지만 이들은 맛난 음식을 먹고 노래와 율동, 게임을 하면서 흥겨워했다. 박혁신(27·지적장애 3급)씨는 “음식이 너무 맛있고 친구들과 함께 외출을 하니 참 즐겁다”며 “나도 사장님처럼 남을 돕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희 사회복지사는 “겨우내 방 안에서 갇혀 있다시피 지낼 수밖에 없는 장애인 가족들을 초대해 주시니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차·곽 권사 부부는 임마누엘집 가족들을 5년째 연 두 차례씩 초청해 바비큐 파티를 열어주면서 600만∼7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장애인과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 우리 식당을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작은 섬김이지만 이를 통한 우리의 기쁨이 더 크다”고 말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