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한국교회] ⑩ 서울 신길교회
입력 2010-04-19 21:21
2010년 새 신자 1323명 등록… 9월 새 성전 기공
서울 신길1동 신길교회(이신웅 목사)가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만명의 성도들이 모여 총동원 전도주일 예배를 드린 바 있는 신길교회는 지난 11일까지 올해에만 청·장년 새신자 1323명이 등록했다. 한 주 평균 60여명이 신길교회를 새로 찾고 있는 것이다.
신길교회는 1946년 체부동교회에서 전도요원을 파견해 시작됐다. 이낙현 원로목사의 헌신적인 목회로 성결교단의 중추적인 교회로 기틀을 다졌고, 17년 전 이신웅 목사의 부임 이후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 기도와 성령운동을 통해 성도의 변화된 삶에 초점을 맞춰온 이 목사는 최근 “전도 없이는 희망도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제직들과 함께 전도운동을 펼쳐왔다.
신길교회엔 전도 마차가 있다. 신길역이나 대방역, 대신시장 등 전도 거점지역에 도착하면 이 마차는 즉석 카페로 변신한다. 왕래하는 사람들에게 커피나 차를 대접하면서 복음을 전한다.
바자도 효과적인 전도 도구가 되고 있다. 바자에 앞서 교회는 신길1동 주민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조사한다. 물품 목록이 나오면 직접 산지에 연락해 도매가격으로 구입한다. 교회에서 재정을 지원하는 만큼 산지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다. 구입이 어려운 이웃에겐 쿠폰을 나눠줘 부담을 덜어준다. 바자는 교회의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주먹밥 전도도 있다. 1주일에 한 번 새벽예배 후 교역자들과 교회 직원들이 주먹밥을 만들어 교회 근처 신길역에서 행인들에게 나눠준다. 이때는 ‘예수 믿으세요’ ‘신길교회에 나오세요’란 말은 전혀 안 한다. 대신 ‘아침 꼭 챙겨드세요’ ‘건강 잘 챙기세요’란 말을 건넨다. 주먹밥과 함께 물과 전도지도 내민다. 특이한 것은 전도지 어디에도 ‘신길교회’란 이름이 없다. 대신 지역 내 작은 교회의 교역자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자칫 전도 열기가 대형교회의 확장으로만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신길교회는 제직뿐만 아니라 각 기관별로 날짜와 지역을 달리해 전도를 한다. 심지어 추석이나 설날에도 한복을 입고 전도한다. 역동적인 전도만 강조하진 않는다. 성도들은 전도에 앞서 전도 대상자를 놓고 철저히 기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100일 기도회’도 모두 전도를 위한 것이다. 지금도 교인마다 최소 하루 한 끼씩 금식하고 있다. 오는 5월 16일은 총동원 전도주일이다. 성도들은 이날을 ‘영적 혁명의 날’로 정해놓고 기도에 집중하고 있다.
60여년 역사의 전통 교회가 전도 체질로 바뀌는 데는 어려움도 많았다. 이 목사는 먼저 ‘어떻게 하면 많은 성도들이 전도에 참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성도들을 전도요원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우선 예배당 벽을 ‘전도’ 문구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또 교구마다 체크해서 가능한 모든 사람들이 전도에 참여하게 했다. 이 가운데 전도 대상자를 500명으로 책정한 사람도 있다. 지역주민에게 나눠줄 김치와 떡을 내겠다는 성도도 생겼다. 이들을 통해 매주 갓김치와 모시떡을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부활주일에는 6000개의 달걀을 돌렸다.
전도 체질로의 변화를 위해 지난여름엔 경기도 양평에서 전교인 수련회를 열었다. 오전엔 전도훈련, 오후엔 단합대회, 저녁엔 성령집회를 개최했다. 철저히 전도에 초점을 맞춘 수련회였다. 2년 전에는 교회 사상 처음으로 전교인 체육대회를 88체육관에서 개최했다. 세대와 기관을 초월한 온 성도들이 하나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성도들은 1만 성도, 성전 건축, 팀사역, 전 성도 소그룹화 등 신길교회의 4대 비전을 선포했다. 이런 공동체성 회복이 전교인 전도의 저력이 됐다.
신길교회는 이 같은 체질 변화를 바탕으로 현재 교회 건축을 추진 중이다. 교회 건축을 위해 교인들이 200억원 이상의 건축헌금을 작정했다.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거액의 건축헌금이었다. 이미 부지는 확보해 놓았다. 1만여평의 새 예배당이 건축되면 교단 내에서는 가장 큰 규모가 되는 셈이다. 올해 9월 또는 10월 착공한다. 신길교회는 이제 ‘지역 복음화-한국 복음화-세계 복음화’의 비전을 현실로 바꾸어나가기 위해 웅비(雄飛)의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