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혁 선배께 이 승리를 바칩니다”

입력 2010-04-19 00:19

꼭 10년이 흘렀다. 2000년 4월18일 서울 잠실구장의 2루 베이스에서 쓰러졌던 그는 10년 가까운 투병생활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지난 2월7일 숨을 거뒀다. 롯데 자이언츠 야구선수였던 임수혁 얘기다.

롯데 선수들은 18일 10년 전 그가 쓰러졌던 서울 잠실구장에서 그라운드에 섰다. 전날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던 두산에 2연패했던 롯데는 “오늘 만큼은 꼭 이기자”는 각오를 다지고 나온 듯했다. 롯데는 홈런 2방을 맞으면서 끌려갔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으며 그라운드에서 쓰러졌던 팀 선배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롯데는 2회초 박종윤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었지만 이어진 2회말 두산 양의지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역전당했다. 롯데가 3회초 이대호의 2점 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들자 두산은 4회말 김동주의 2점 홈런으로 다시 앞서나갔다.

이어진 5회초 롯데는 홍성흔의 1점 홈런으로 4-5로 따라갔고, 6회초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만든 2사 만루 찬스에서 홍성흔의 싹쓸이 2루타, 이대호의 1타점 2루타가 잇따라 터져 8-5로 전세를 역전시켰다.

타자들이 경기를 뒤엎자 투수들도 힘을 냈다. 조정훈은 전세를 역전시킨 후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3승째를 챙겼고, 이어 등판한 강영식도 2이닝을 막고 승리를 지켜냈다.

SK는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에이스 김광현의 7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12대 1로 낙승을 거뒀다. 김광현은 안타 2개와 볼넷 3개를 허용했으나 삼진 8개를 빼앗으며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SK는 5연승하며 롯데에 패한 두산을 딛고 선두로 올라섰고 삼성은 5연패 늪에 빠졌다.

넥센은 청주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경기에서 선발 금민철의 완봉 역투로 15대 0으로 승리하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금민철은 탈삼진 8개를 빼앗으며 시즌 3승째를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넥센 타선은 19안타와 사사구 6개를 집중시키며 한화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광주 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KIA와 LG의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