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친스키 국장…추모 인파 몰려
입력 2010-04-18 23:49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부부의 장례식이 18일 폴란드와 전 세계의 애도 속에서 남부 고도(古都) 크라코프에서 치러졌다.
흰색과 빨간색으로 구성된 폴란드 국기에 덮인 카친스키 대통령의 관과 흰색 바탕에 빨간색 무늬를 한 부인 마리아 여사의 관은 1㎞ 남짓한 그로치카 거리를 지나 바벨성 성당으로 운구됐다. 이곳 지하 묘소에서 폴란드 왕국의 국왕들과 독립운동의 아버지 요제프 필수드스키 등 국가 영웅들과 함께 나란히 영면했다.
장례식에는 유족과 폴란드 주요 인사, 전 세계 80여개국의 조문단이 참석했다. 폴란드 국민은 대통령 부부의 관이 오전 7시 바르샤바의 성 요한 성당 출발 때부터는 물론 운구차와 장례행렬이 지나가는 곳곳에 나와 기도했다. 영결미사가 진행된 크라코프 성 마리아 성당 주변과 바벨성, 그리고 장례 행렬이 지나간 그로치카 거리 1㎞ 구간 주변엔 추모 인파가 몰렸다.
경찰 당국은 크라코프 주민 1만명에게 성 마리아 성당과 바벨성이 있는 구(舊)도심에 들어갈 수 있는 티켓을 발급했고, 도심에 들어가지 못한 추모객들은 시내 곳곳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앞에서 장례식 TV 생중계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입관식 직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호르스트 퀼러 독일 대통령, 안드루스 안십 에스토니아 총리,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 등 각국 지도자를 비롯한 전 세계 80여개국 조문사절단이 조의를 표했다. 특히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고도를 6000m 이하로 낮추는 저공 비행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도착, 폴란드와의 화해 협력 의지를 과시했다.
아이슬란드 화산재로 인해 한국의 정운찬 총리를 비롯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찰스 영국 왕세자 등은 참석하지 못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