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미 인양 이후] 링스헬기 잇단 사고 왜?…軍 기강해이 탓인가

입력 2010-04-18 23:38

천안함 참사에 이어 해상 초계활동 중이던 대잠수함 헬기가 잇따라 추락했다. 17일 밤 2함대 소속 링스(Lynx) 헬기 1대가 서해 소청도 남방 22.8㎞ 해상에서 초계 비행을 마치고 복귀하다 해상에 불시착, 승무원 3명이 구조되고 기체는 18일 오전 인양됐다.

앞서 지난 15일 밤에도 전남 진도 동남쪽 14.5㎞ 해상에서 3함대 소속 링스 헬기 1대가 추락, 권태하(32) 대위가 숨지고 승무원 3명이 실종돼 군이 수색작전을 펼치고 있다.

릐피로도 증가 또는 기종 자체의 문제?=링스 헬기 추락은 최근 강화된 경계 태세로 인한 조종사와 정비요원들의 피로도 증가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2함대는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해안포 사격을 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자 24시간 긴급 출동 태세를 유지하는 등 근무 강도를 높여왔다. 군사 전문가들은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야간 해상작전에서 피로도 증가로 인한 집중력 저하가 사고 원인이었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기체 결함이나 기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17일 불시착한 링스 헬기는 계기판에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한 예비역 제독은 “링스 헬기가 시호크(SH-60)보다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 취약하다는 얘기를 조종사들로부터 종종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시호크가 더 안정적이어서 해군이 도입을 추진했지만 예산 때문에 무산된 바 있다고 털어놨다.

릐군 기강도 도마에, ‘새떼 논란’ 다시 고개=군 기강 확립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링스 헬기의 추락은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지난 16일 대국민 담화에서 “군 기강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17일 주요 지휘관이 참석한 화상회의에서 “전 장병은 엄정한 군 기강을 확립한 가운데 안정적인 부대관리로 추가 사고를 예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발생했다.

군이 적(敵)과 ‘새떼’도 구분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천안함 사고 후 초계활동 중이던 속초함은 북상하는 미상의 물체를 향해 76㎜ 함포를 퍼부었다. 17일 추락한 링스 헬기도 미상의 물체 확인 차 출격했었다. 군은 두 사건 모두 새떼를 적으로 오인한 헤프닝으로 설명했다. 현재 운용 중인 2차원 레이더로는 고도 측정이 불가능해 새떼와 함정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릐링스 헬기는 잠수함 사냥꾼=링스 헬기는 공중에서 음파탐지기인 디핑 소나를 물속에 투입해 잠수함을 포착한 뒤 어뢰 등 무기로 격침시키는 대잠 헬기다. 순항속도 234㎞, 최대 속도는 300㎞에 달하며 항속거리는 590㎞로 최대 2시간50분간 체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속에서 기동하는 잠수함에는 그야말로 ‘공포의 존재’다. 야간 저고도 해상 비행을 위한 자동비행장치와 시스쿠아(Sea-Skua) 공대함 미사일 4기, 어뢰, 기뢰 등도 갖추고 있어 종합적인 작전 수행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