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 살얼음 정국 여전… 지지자들 방송국 검거
입력 2010-04-18 19:10
최소 84명이 숨진 대규모 유혈 반정부 시위로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대통령이 사임하고 과도정부가 들어섰으나 키르기스스탄의 정국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
AFP통신은 축출된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남부 잘랄아바트 지역 TV방송국 건물을 장악했다고 17일 보도했다. 현지 라디오 방송인 아자틱은 시위대가 바티칸 아지마마토비 방송국장실을 장악한 뒤 녹음한 성명을 방송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지자들은 바키예프의 인기도가 가장 높은 지역인 잘랄아바트 시청사를 점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사임한 바키예프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했으나 현재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는 과도정부 수반인 로자 오툰바예바는 전국이 통제 아래에 있다고 말했으나 정정은 아직까지 불안한 상태다.
바키예프 측근들 체포를 지휘하기 위해 잘랄아바트에 도착한 볼로트베크 세르니야조프 과도정부 내무장관은 시위대에게 구타당했다. 그는 시위대가 돌을 던지는 바람에 차를 타고 빠져나갔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과도정부는 새 헌법 초안을 곧 공개하고 토론에 부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헌법 개정 작업의 책임자인 오무르베크 테케바예프 과도정부 부대표는 “우선 의원내각제 형태의 정부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는 어떤 정당도 의회에서 과반수를 차지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정치독점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6월로 예정돼 있는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곧바로 대선과 총선이 치러지게 된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