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여론조사] 경기지사, 현역 프리미엄에 김문수 압도적 1위 차지
입력 2010-04-18 19:00
김문수 경기지사가 현역 프리미엄을 기반으로 독주하는 구도다. 현재로선 김진표 의원이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더라도 김 지사에게 현격한 차로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력한 외부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야권에는 어려운 게임으로 보인다.
◇김문수 지사, 현격한 차이로 1위=18일 본보와 GH코리아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기지사 후보 지지율은 한나라당 소속 김문수 현 지사가 39.9%로 1위를 달렸다. 이어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2.3%,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7.8%였다.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는 2.5%, 민주노동당 안동섭 경기도당 위원장은 3.7%를 기록했다.
다자대결 시 김 지사의 완승으로 나타났다.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해도 26.3%에 머물러 김 지사와 13%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가뜩이나 김 지사 지지도가 높은데다 야권표까지 분열되면 야권에는 승산이 없다는 얘기다. 특히 김 지사는 적극투표층에서 더욱 높은 지지를 받았다. 김 지사는 적극투표층에서 46.9%를 보여 유 전 장관(13.2%) 및 김 의원(9.4%)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김 지사는 도정운영 평가 점수도 높았다. 김 지사가 잘하고 있다는 의견은 56.9%인 반면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10.3%에 머물렀다. 한편 여야 정당지지율은 한나라당 34.0%, 민주당 15.8%, 민주노동당 3.7%, 국민참여당 1.9% 등 순이었다.
◇야권 단일화 효과는=야권 후보들이 김 지사를 뛰어넘기 위해선 강력한 변수가 필요해 보인다. 야권 단일화 여부도 변수 중 하나다. 현재로선 야권 단일화도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바람이 일 가능성은 있다.
야권 단일화를 전제로 김 지사와 김 의원이 가상대결할 경우 김 지사는 49.4%, 김 의원은 19.3%의 지지를 받았다. 김 지사와 유 전 장관의 가상대결 역시 45.8%(김 지사) 대 23.4%(유 전 장관)로 더블스코어 차이를 보였다.
적극투표층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졌다. 김 지사 대 김 의원은 55.8% 대 19.0%였고, 김 지사 대 유 전 장관은 53.2% 대 21.9%로 나타났다. 김 지사 지지율이 높아진 반면 김 의원과 유 전 장관은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따라서 현재로선 야권이 단일화해도 김 지사를 누르기 어렵다는 얘기다.
야권 단일화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누구로 단일화될지를 묻는 항목에서는 김 의원으로 될 것이란 의견이 12.3%였고, 유 전 장관은 9.1%를 보였다. 반대로 단일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견해가 42.3%로 압도적이었다. 무응답도 36.2%나 됐다. 단일화에 회의적인 시각이 야권에 대한 실망감으로 표출돼 야권 후보 지지율이 전체적으로 낮게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야권이 막판에 극적으로 단일화를 이룰 경우 어느 정도의 바람몰이는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문수 독주 왜=김 지사의 독주는 현역 프리미엄에다 야권 후보의 파괴력이 프리미엄을 뛰어넘을 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현역 프리미엄을 넘으려면 상대 후보가 압도적인 경력이 있거나 현 지사의 뚜렷한 오점이 있어야 가능한데, 이번 경기지사 선거에선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선 김 지사의 경우 도민들 사이에서 ‘바꿔보자’는 분위기가 별로 없다. 김 지사가 그동안 불리한 이슈를 만들지 않았고, 그의 이미지도 서민적 색채를 띠고 있어 모든 지지층에서 반감이 적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지방선거는 서울시장에 모든 이슈와 시선이 쏠리고, 경기지사는 종속변수로 작용하는 한계 때문에 야권 입장에선 ‘이슈 파이팅’이 쉽지 않다. 따라서 현직 프리미엄이 더욱 높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의 핵인 서울시장 선거나, 전국 구도를 뒤흔들 돌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야권에는 어려운 게임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