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친스키 국장 정상들 불참 사태… 하늘길 마비 따라
입력 2010-04-18 19:10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진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부부의 18일 장례식에 각국 지도자들이 불참했다. 화산재 구름으로 항공편이 묶였기 때문이다.
정운찬 총리는 유럽행 항공편 결항으로 조문 일정을 취소하기로 17일 오전 최종 결정했다. 대신 이준재 주폴란드 대사가 정부대표 자격으로 국장에 참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출발 6시간 전 폴란드 대통령 권한대행인 보르니슬라프 코모로프스키 하원의장에게 전화해 불참하게 된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화산 폭발 당시 미국을 방문 중이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험난한 귀국 여정 때문에 불참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뒤 독일로 바로 가지 못하고 예정에 없던 포르투갈 리스본에 착륙했다. 여기서 하루를 묵은 뒤 이탈리아 로마를 거쳐 북부 볼차노까지 육로로 이동한 그는 18일 오전까지도 독일에 들어가지 못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등도 참석 여부를 끝까지 확정하지 못했다.
에스토니아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폴란드 인접 국가 지도자들은 도로와 철도, 헬기까지 동원해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에 치러진 카친스키 대통령 부부 장례식에 참석했다. 폴란드 출신인 예지 부제크 유럽의회 의장은 브뤼셀에서 무려 1300㎞를 이동해 카친스키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한편, 레흐 바웬사 폴란드 전 대통령은 장례식을 계기로 정치 재개를 고려하고 있다고 독일 시사잡지 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바웬사는 “조국이 나를 필요로 하고 나의 동지들이 원한다면 언제라도 (정치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친스키 부부의 묘소를 크라코프 바벨성당으로 하자는 결정에 처음엔 반대했으나 교회가 이미 결정해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