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운지] 지진 참사 대륙 울린 ‘앵커의 눈물’

입력 2010-04-18 19:10

중국 CCTV 간판 앵커가 생방송 도중 눈물을 흘렸다.

중국 북서부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장족자치주 위수현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난 14일. CCTV의 아침 뉴스 프로그램 ‘자오원톈샤(朝聞天下)’에서 생방송 진행자 자오푸(趙普·39) 지진 현장에 있는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참혹한 지진 피해 상황을 전하도록 했다. 그는 기자로부터 위수현 한 초등학교 건물이 무너져 많은 어린 학생들이 건물 잔해에 매몰됐다는 소식을 접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흐느꼈다. 이 장면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자오푸의 진심 어린 눈물에 많은 누리꾼들은 감동했다. 인터넷 주요 논단에는 ‘CCTV 앵커 자오푸가 흐느꼈다’는 제목이 머리를 차지했다. 많은 누리꾼들은 “감동받았다” “그의 진정성에 함께 울었다” 등 댓글을 달았다. 자오푸는 ‘눈물의 앵커’로 유명하다. 이번이 세 번째다. 처음 눈물을 흘린 땐 2008년 쓰촨(四川) 대지진 당시. 그는 생방송 도중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눈물을 흘렸다. 이 장면을 본 많은 시청자와 누리꾼들은 감동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그는 그렇게 유명한 앵커가 아니었지만 이후 상당한 유명세를 탔다. 두 번째는 지난달 1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주민들이 식수조차 구하지 못해 고통 받고 있는 윈난(雲南)성과 구이저우(貴州)성 지역을 직접 현장취재할 때였다. 생방송을 하던 그는 물을 갈망하는 다섯 살 여자 아이의 안타까운 눈빛이 카메라 렌즈에 클로즈업되자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또다시 흐느꼈다.

대부분 누리꾼들은 그의 인간적인 모습, 진정성에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냉철해야 할 앵커가 자신의 감정도 제어하지 못하는 것은 소양이 부족한 것이다”, “쇼를 해서 다른 사람의 감동을 얻기 위한 것 아니냐” 등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