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지금 환매 할까 말까… 주가 뛰자 투자자 새로운 고민
입력 2010-04-18 18:04
펀드 환매가 계속되고 있다. 펀드투자자들이 ‘저가매수, 고가매도’ 원칙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외국인의 강력한 한국쇼핑을 필두로 증시 추가상승을 이끌 국내외 호재가 많아 섣부른 펀드 환매로 수익 극대화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이후 지난 15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5조1000억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총 31거래일 중 자금이 순유입된 날은 하루뿐이다. 금융 위기가 한창이었던 지난해 7월 2일∼9월 25일, 총 62거래일 중 55거래일간 5조원이 빠져나갔던 것보다 유출 규모가 크다.
올해 펀드 환매세를 살펴보면 펀드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 움직임에 맞춰 펀드를 적극적으로 사고파는 모습이 엿보인다. 지수가 연중 최저치였던 1552.79까지 떨어졌던 지난 2월엔 국내 주식형 펀드로 7346억원이 순유입됐다. 이후 지수가 6.2% 올랐던 3월엔 1조8555억원이, 지난주 말까지 3.0% 오른 4월 들어선 2조6952억원이 빠져나갔다. ‘쌀 때 사고, 비쌀 때 판다’는 원칙에 따르는 형국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며 “당장 펀드를 환매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매수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코스피지수가 뛰어오르며 1740선을 넘나들자 펀드투자자들은 ‘곧 조정될 것’이라는 생각에 수익을 확정짓고 펀드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지만, 반대로 외국인은 매수 강도를 높였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월 이후 9조1686억원을 순매수했다.
하나대투증권 박정우 연구원은 “외국인은 현재 글로벌 경기확장세에 민감히 반응할 아시아 시장을 폭넓게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세계 증시에서 한국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외국인이 26조∼32조원을 더 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연구원은 “현재 펀드투자자들은 투자 기간과 단기 변동성에 대한 공포를 이긴다면 추가 수익을 올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