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직후 사회상 전단에 나타나 있죠” 수집가 김영준씨 자료 공개

입력 2010-04-18 19:33

“사월의 피는 통곡한다! 살인 원흉 무죄라면 차라리 우리들을 사형시켜라!”

격문을 뜻하는 ‘격(檄)’이라는 제목을 달고, 누런 갱지에 붉은색 등사 잉크로 찍어낸 이 전단은 4·19혁명 직후 사회상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 자료는 근현대사 자료 수집가 김영준(60) 시간여행 대표가 18일 공개한 전단 가운데 하나로, 4·19 때 시민을 향한 발포 명령자로 지목된 최인규 당시 내무부 장관과 곽영주 당시 경무대 경찰서장이 그해 10월 법원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데 대한 항의를 담았다.

김 대표는 근현대에 제작된 2500여장의 전단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4·19혁명과 관련된 것만 130여장에 이른다. 김 대표가 공개한 4·19 직후 전단은 혁명특별법을 제정하라는 내용이나 일본 등에 대한 적대감을 담은 것이 많다. 미국과의 경제 협력을 반대한 목소리도 보이고 반공법을 제정하라는 내용의 전단도 보인다. 또 당시에 이미 남북경제교류에 대한 공감대도 어느 정도 형성됐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방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도 발견된다.

김 대표는 “전단은 간결하고 강하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매체였다”며 “당시 단체들이 어떤 주장을 폈는지 알 수 있는 자료이자 근현대사를 연구할 때도 중요하게 사용될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