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단막 드라마 부활… 스타 작가 대거 참여
입력 2010-04-18 18:05
수익악화와 경기침체로 TV에서 모습을 감췄던 단막 드라마가 부활한다. KBS는 “드라마의 뿌리가 되는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을 오는 5월부터 방영한다”고 18일 밝혔다. 경기침체와 시청률 하락으로 2008년 ‘드라마 시티’가 폐지된 후 2년 만이다.
책임 프로듀서인 문보현 CP는 “단막극이 경제 논리 때문에 사라졌다. ‘드라마 스페셜’은 KBS가 수신료(시청료)를 받는 방송으로서 돈을 못 벌더라도 드라마의 기초가 되는 단막극에 투자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라고 말했다.
단막극은 신인 작가의 등용문이고 연기파 배우를 발굴하는 기회다. 기존의 ‘TV문학관’ ‘드라마게임’ ‘드라마시티’ 등이 사라질 때마다 연출자와 드라마작가들이 단막극 존재의 필요성을 거듭 제기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KBS 2TV에서 오는 5월 15일 오후 11시15분 방영될 ‘드라마 스페셜’ 첫 회는 단막극 부활에 앞장서온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다. 평범한 중년 남자가 빨간 사탕을 문 아가씨에게 반하는 이야기인 ‘빨강 사탕’에는 이재룡 박시연이 주연 배우로 나섰다.
2회 ‘무서운 놈과 귀신과 나’는 ‘연애시대’의 박연선 작가와 ‘미워도 다시 한 번’의 김용수 PD가 뭉친다. 그 외에도 이경희 김규완 김지우 등 스타 작가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드라마 스페셜’이 초반부터 스타 작가와 인기 배우를 앞세우는 이유는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대중에게 외면 받는다면 단막극 부활의 의미가 퇴색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드라마 스페셜’은 네티즌 평가단이나 평론가 집단이 작품의 완성도와 오락성을 사후 평가하는 제도를 운영함으로써 대중과 호흡을 맞춰 나갈 계획이다.
문 CP는 “100명의 시청자나 언론매체 전문가가 참여한 평가단이 시청자의 입장에서 고언하는 제도를 만들겠다. 광고나 시청률 외에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다면평가를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단막극 본연의 가치인 실험성과 도전 정신을 계속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시즌제와 영화제작 시도는 완성도가 높은 단막극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다. 예를 들어 6개월 동안 방영된 단막극 중 호평 받은 작품을 골라 4∼8부 분량의 미니시리즈나 영화로 제작할 계획이다.
문 CP는 “단막극은 드라마 기술개발의 원천이다. 여기서 드라마가 진화 발전하는 파종해야 한다”면서 “미니시리즈나 연속극에서 못하는 것을 실험하고 싶다. 한국에서 취약한 장르드라마 등을 시도하고 기존에 관행적으로 굳어진 드라마 공식을 타파하겠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