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4연승 4위’ LG가 달라지고 있다
입력 2010-04-18 18:10
LG의 변신이 놀랍다. 시즌 초반 불미스러운 일이 이어지며 경기 내용 역시 바닥을 치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경기 후반 1∼2점차 리드를 지켜내거나 찬스를 잡았을 때 대량 득점으로 상대의 기를 꺾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17일까지 4연승하며 4위로 올라섰다.
가장 큰 힘은 마운드에서 비롯됐다. ‘돌아온 에이스’ 박명환이 8일 롯데전과 14일 삼성전 등 2번의 선발 등판에서 6이닝 내외를 소화해주며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봉중근도 2군에서 복귀한 15일 삼성전에서 6¼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심수창도 꾸준한 모습이고 김광삼도 2년의 공백을 딛고 호투하고 있다. 선발 투수들이 5이닝 이상을 버텨주면서 불펜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접전 상황에서 승리를 지켜내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LG의 팀 방어율은 17일 현재 4.85로 5위까지 올라섰다.
반면 LG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던 타율은 0.237로 8개 구단중 꼴찌다. 강한 공격력의 팀으로 주목받았지만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택근은 허리 부상으로 2군에 있고, 박용택은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하위 타선에서 힘을 내고 있다. 유격수 오지환과 2루수 박경수가 대표적이다.
2년차로 올 시즌 들어 1군 경기에서 제대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오지환은 16,17일 경기에서 3점 홈런 포함 5타점을 올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만년 유망주’란 썩 반갑지 않은 호칭으로 불렸던 박경수는 17일 만루 홈런을 터트리며 모처럼 이름값을 했다.
박종훈 LG 감독은 “여러 문제로 외부의 시선이 곱지 않았는데 이것이 선수들이 똘똘 뭉치는 효과를 가져온 것 같다”며 “집중력이 커지고 있고 뭔가를 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투수진이 지금처럼 버텨주고 타격이 기대 만큼 올라온다면 8년만의 4강 도전은 꿈이 아닐 수도 있다. 초반 거센 풍랑을 만났지만 이를 이겨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늘어나고 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