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은 치아 치료해 다시 심는다

입력 2010-04-18 17:50


이를 뽑았다가 외부에서 치료한 후 다시 심는 ‘치아 재식술’이 주목받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최용훈 교수팀은 지난 1년간 더 이상 신경 치료가 어렵거나 치료가 잘 됐는데도 낫지 않아 발치를 해야만 하는 110여명의 환자에게 치아 재식술을 시행한 결과, 약 95%의 성공률을 나타냈다고 18일 밝혔다.

치아 재식술은 정상적인 신경 치료나 치근단 수술(치아 뿌리 끝을 잘라냄)이 불가능한 발치 환자들에게 가급적 자신의 치아를 살릴 수 있는 좋은 치료법임에도 발치 과정에서 치아가 부러져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그동안 보편화되지 못했다. 방법은 치아를 살짝 뽑은 뒤 현미경을 통해 보면서 치료가 덜 된 부위를 관찰해 원인을 제거하고 다시 심어주면 된다. 수술 시간은 30분 내외다. 입원과 전신 마취가 필요하지 않은 통상적인 발치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때 치아의 뿌리가 부러지거나 벌어지지 않아야 하고 잇몸병이 없는 경우 성공률이 높다. 치아를 담고 있는 지지 조직이 약하면 다시 심어도 치아가 많이 흔들리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발치를 할 때 잇몸과 치아 주변 연조직을 보호하고 치아도 부러지지 않도록 특수하게 고안된 기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성공률이 높다”고 말했다. 재이식된 치아는 생착되기 까지 대략 8주 정도 걸린다. 상처가 났을 때 살이 아무는 것과 똑같은 이치라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치아 재식술은 신경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경우, 신경관이 막혔거나 오랜 기간 치료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치아 뿌리의 염증이 심한 경우, 치아가 너무 안쪽에 있어 수술이 어려운 어금니의 치료 등 발치 외에는 방법이 없을 때 적용될 수 있다.

최 교수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이를 뽑아야 하는 경우라면 가급적 자신의 치아를 살릴 수 있는 치아 재식술을 전문의와 상의해 보는 것이 좋다”면서 “임플란트 같은 인공 보철물보다 훨씬 회복도 빠르고 시술 비용도 절반 밖에 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