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빌리 엘리어트’ 리 홀의 신작 ‘광부화가들’ 연극 무대
입력 2010-04-18 17:42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봤다면 연극 ‘광부화가들’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있다. ‘빌리 엘리어트’를 쓴 영국 작가 리 홀의 최신작이기 때문이다. ‘광부화가들’은 평범한 광부들이 미술수업을 통해 화가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평범한 사람들이 미술을 접하면서 예술과 삶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는 이야기다.
영국 북부 탄광촌 애싱턴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극으로 재구성했다. 광부들을 위한 미술감상 수업 강의를 요청받은 라이언은 그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알고 싶어 하는 광부들과 의견 차이를 보인다. 라이언은 광부들에게 직접 그림을 그려보도록 제안한다. 광부들은 그림을 통해 주변과 자신을 더 알게 되고 예술의 의미를 삶에 새긴다.
미술이 소재라 무대에는 100여 점 이상의 그림이 등장한다. 무대는 다른 연극과 달리 특별한 장치 없이 큰 스크린 3개가 설치된다. 실제 광부화가들인 ‘애싱턴 그룹’의 그림과 다빈치, 고흐의 그림 등이 연극 내내 등장한다.
지난 16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상우 연출은 “무대에서 이뤄지는 미술감상 시간”이라고 ‘광부화가들’을 정의했다. 라이언 역을 맡은 권해효는 “이 작품은 예술에 대한 허위의식이 없다. 평소 보통 사람들이 예술에 대해 궁금한 점을 광부를 통해 대신 질문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배우들이 무대에서 직접 그림을 그리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문소리가 광부들의 후원가 헬렌으로 오랜 만에 연극에 출연하고, 최근 영화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윤제문이 미술에 뛰어난 자질을 보이는 광부 올리버를 연기한다. 이밖에도 이대연 김승욱 원창연 등 베테랑 연극배우들이 극의 균형을 맞춘다.
‘광부화가들’은 2007년 뉴캐슬 라이브극장에서 초연됐으며, 2008년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 최고연극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인정받는 작품이다. 비영어권에서 공연되는 건 명동예술극장이 처음이다. 올해 10월 브로드웨이에서도 공연될 예정. 명동예술극장에서는 5월 5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1644-2003).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