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펑펑 쓰고 실패” “겉멋내기에 쓴것 아냐”…불꽃 튄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첫 TV토론

입력 2010-04-17 00:20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이 16일 첫 TV토론회에서 격돌했다. 오세훈 시장과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의원은 서울 목동 SBS에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누가 적합한가’라는 타이틀로 열린 토론에서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펼쳤다. 상호토론과 1대 1 맞짱토론으로 진행됐는데 세 후보가 협공하고 오 시장이 반격하는 양상이었다. 천안함 순직 승조원에게 조의를 표하는 뜻에서 모두 검은색 정장을 입고 나왔다.

초반 사회자가 ‘서울시장이 돼야 하는 이유’를 묻자 오 시장은 검증된 시장론을 내세웠다. 원 의원은 민생 시장, 나 의원은 최초의 여성 시장, 김 의원은 행정가 시장을 각각 내걸었다.

먼저 서울시 재정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나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으로 성공하니까 오 후보가 한강 르네상스 정책을 내놓고, 서울시청 앞 광장이 성공하니 광화문 광장을 만들었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이 대통령은 경제 마인드가 있어 성공했지만, 오 시장은 이게 부족해 돈을 많이 쓰고도 실패하는 것 아니냐”고 공격했다. 이에 오 시장은 구체적인 사용 내역을 적은 차트를 보여주며 “겉멋내기에 쓴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원 의원은 “이 대통령이 시장 때 추진한 뉴타운 정책이 오 시장 임기 동안 지지부진하고 추가 지정도 안 되고 있다”며 “서울 곳곳을 다녀보면 오 시장이 궂은일은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고 몰아세웠다. 오 시장은 “전임 시장 때 뉴타운 35곳이 동시에 진행돼 전셋값이 높아져 저소득층이 상당히 고통스러웠다”며 “속도 조절을 힘들여 해왔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원 의원의 부동산 정책은 표를 의식해 가격을 자극하는 형태의 공약들만 모아놓은 종합선물세트 같다”고 반격했다.

상대적으로 약세로 평가받는 김 의원은 오 시장을 향해 “숭례문이 불탈 때 어디에 있었나. 이에 대한 책임을 느꼈나”라고 몰아세웠고, 원 의원의 무상급식 주장에 대해서는 “사회주의적인 제도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간 현역 프리미엄을 내세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던 오 시장도 이날만큼은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쳤다. 그는 원 의원에게 “세종시와 관련해 정치적 입장이 친노에서 친박, 친이로 바뀌었다”며 “도대체 소신이 무엇인지 한번은 밝혀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원 의원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7억원을 들인 중화요릿집에 80% 이상이 중국인이 아니고 내국인”이라고 추궁, 오 시장으로부터 “시행착오도 있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