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화산재 재앙…유럽 하늘길 마비 사태

입력 2010-04-17 00:20

‘아이슬란드 화산재’ 항공 대란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유럽을 넘어 동유럽까지 화산재 구름이 퍼지면서 항공사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일각에선 화산재로 인한 영향이 최대 6개월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화산재 구름, 전 유럽을 덮치다=독일 항공 당국은 프랑크푸르트 등 16개 국제공항 중 11곳에 대해 항공기 이착륙을 무기한 금지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16일 보도했다. 항공기 이착륙 금지 조치는 적어도 24시간 이상 계속될 전망이다.

발트 국가인 라트비아에 이어 리투아니아도 자국 영공을 폐쇄했다. 영국을 비롯해 벨기에 노르웨이 네덜란드도 공항 폐쇄를 이틀째 유지했다. 화산재는 러시아 북서부 아르한겔스크주 일부 지역에서 관측되고 있어 모스크바로 남동진할 가능성도 있다.

화산재가 빠른 속도로 유럽 전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전날 영국 히스로 공항에서 시작됐던 비행 중단 조치가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적기의 유럽 노선 운항도 대부분 결항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이날 유럽지역 4개 노선에 대해 결항조치를 내렸다.

유럽연합(EU) 항공안전을 담당하는 기구인 유로컨트롤은 통상 하루 2만8000편인 유럽의 전체 항공편 중 1만7000편의 운항이 취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크라코프 등 2곳을 제외한 전 공항에서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된 폴란드에선 18일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의 국장이 예정대로 거행된다. 폴란드 대통령궁은 “항공 대란으로 인해 일부 외국 주요 인사들의 참석이 어렵지만, 유족들의 뜻에 따라 국장을 예정대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운찬 국무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세계 80여개국 조문 사절단이 참석할 예정인데 현재까지 불참을 통보한 인사는 없다고 덧붙였다.

◇항공사 손실 최대 10억 달러=항공사들은 예정된 비행기를 타지 못한 승객들의 항공권을 환불해주거나 새 항공권으로 교환해주는 것은 물론 호텔 숙박비 등 운항 차질로 인한 제반 비용을 제공해야 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드니 소재 항공 컨설팅 회사인 아시아태평양항공센터는 이번 항공대란이 3일간 지속될 경우 항공산업에 최대 1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의 데릭 새더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재와 같이 공항 폐쇄가 지속될 경우 약 600만명의 승객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화산재 구름으로 인한 피해는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어서 항공사들을 더욱 울상 짓게 하고 있다.

이번 화산 폭발이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날씨까지 교란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아이슬란드 지구물리학 교수인 망누스 투미 구트문트손은 “이번 폭발 세기로 판단해 볼 때 상당기간 오래 지속될 수 있다”며 “향후 날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