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미 인양 이후] “외부 폭발 충격으로 침몰” 천안함 민·군조사단 첫 공식 발표
입력 2010-04-16 22:56
해군 천안함 침몰사고를 조사 중인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은 원인을 외부폭발로 인한 충격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윤덕용 공동조사단장(카이스트 교수)은 16일 국방부에서 가진 1차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인양된 천안함 함미 선체 절단면과 내·외부에 대한 육안조사 결과, 내부폭발보다는 외부폭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합조단이 외부폭발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어서 북한 관련성 여부를 둘러싼 파장이 예상된다.
윤 단장은 “함미 왼쪽편에서 발생한 충격으로 버블제트 현상이 발생해 침몰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문가들이 충격이 선체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한 것인지, 선체 인근에서 폭발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으나 선체 근처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이 공동조사단장(중장)은 “직접적인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파편 일부를 발견했고, 현재 분석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합조단은 함미가 평택 2함대사령부에 도착하는 즉시 비파괴검사 등 정밀분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군은 어뢰 등 외부공격을 입증해 줄 파편 수거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이날 도쿄에서 일본 정계의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 등을 만나 “모든 가능성을 열고 침몰 원인을 규명하려 하지만, 만약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면 우리 정부가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언급은 침몰 원인이 북한 측 공격으로 드러날 경우 여권이 군사적 조치 등을 포함한 강도 높은 대응책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대국민 담화 형식의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번 사건을 국가안보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인식하고 사태 수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도 명확하고 단호하게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사상 초유의 사건을 처리하는 데 있어 최초 보고가 지연되고 일부 조치가 미흡해 국민의 불신과 의혹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송구스러움을 느낀다”며 “이번 사건 처리와 관련해 감사원에 직무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도 순직한 승조원들의 영결식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고 발생 직후 지휘보고 실태와 위기관리 체계 등을 집중 감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