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미 인양 이후] 굳어지는 어뢰…단서 밝혀줄 파편조각 발견

입력 2010-04-17 00:17


인양된 천안함 함미를 조사한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이 16일 사고원인을 외부충격으로 잠정 결론지은 것은 함미에서 내부폭발이나 좌초에 의한 선체절단, 피로파괴 현상을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부충격이 어떤 것에 의해 발생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어뢰에 의한 공격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합조단은 어뢰에 의한 직접적인 충격과 선체 왼쪽 부근에서 폭발한 뒤 발생한 버블제트 현상이 원인이 됐을 두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았다.

◇외부충격이 침몰 원인=합조단은 천안함의 함미를 조사한 결과 탄약고와 연료탱크, 디젤엔진실에 손상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내부폭발설을 배제했다. 또 가스터빈실에 화재 흔적이 없었으며 전선피복상태가 양호했다. 만약 내부에서 폭발이 있었다면 절단면에 자리잡은 디젤엔진실과 가스터빈실이 심하게 파손됐어야 하고, 가까이 있는 연료탱크가 폭발하는 등의 현상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암초 등 해저지형물에 의한 좌초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했다. 침몰지점의 해도와 해저지형도 등을 확인한 결과 해저장애물은 없었다. 암초에 부딪혀 좌초했을 때 보이는 길게 찢어진 흔적도 없었다.

합조단은 피로파괴 흔적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피로파괴의 경우 선체 외벽을 이루는 철판이 단순한 형태로 절단돼야 하지만 천안함은 절단면이 크게 변형돼 있고 손상형태가 복잡해 피로파괴에 의한 절단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다.

윤덕용 공동조사단장은 “선체 왼쪽에 큰 힘이 작용해서 선체를 포함한 철판들이 안으로 휘고 그 다음에 오른쪽에 파손이 생겼다”며 “오른쪽에서 보면 마치 오른쪽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지연 신관을 이용한 어뢰가 왼편을 타격한 뒤 선체 안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윤 단장은 그러나 “선체에 접촉하지 않고 가까이에서 폭발했을 경우도 검토하고 있다”며 버블제트 폭발도 배제하지 않았다.

◇입증할 증거 찾아야=합조단은 어떤 형태의 외부충격인지, 또 충격을 가한 주체가 무엇인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 박정이 공동조사단장이 직접적인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일부 조각을 발견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게 어뢰 파편이라면 정밀검사를 통해 제조국가 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조국가가 곧 공격주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누가 발사했는지에 대한 일차적인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합조단은 이와 함께 절단면에 대한 비파괴검사, 선체 변형요인에 대한 검증 등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사고원인 규명에 주력키로 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