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새치 함부로 뽑지 마세요

입력 2010-04-16 18:33


젊은 나이에도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하게 새기 시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소위 ‘새치(Premature graying)’가 생기는 것이죠.

그런데 무심코 넘기기 쉬운 이 새치가 비록 드물긴 해도 몸에 심각한 병이 생겼음을 알리는 위험신호일 수 있다고 합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이나 저하증, 당뇨병, 신장병, 빈혈 등이 있을 때 갑자기 새치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흰머리는 모낭의 멜라닌 세포 합성능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납니다. 멜라닌 세포 수가 감소하거나 색소 합성에 필요한 효소의 활동성 감소, 모낭 가장자리에 있던 멜라닌 세포들이 가운데로 이동하지 못하게 되는 것 등이 원인입니다. 갑상선 질환과 당뇨병, 신장병 등은 신진대사에 나쁜 영향을 줘 이런 현상을 촉진하게 된답니다.

물론 젊은이의 새치는 대부분 선천적으로 타고난 체질, 즉 유전 성향 때문입니다. 여기에 두피의 혈액순환과 모낭으로의 영양 공급을 방해하는 스트레스, 과도한 다이어트, 불규칙한 식사, 편식이 방아쇠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갑자기 새치가 늘어난 것처럼 보일 때는 우선 그것이 병적인 현상이 아닌지 살펴본 뒤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있는 식생활, 충분한 수면 등과 함께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한편 새치는 가급적 뽑지 말고 잘라주거나 염색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새치를 뽑으면 두 배로 난다는 속설은 사실과 다르며, 도리어 탈모를 앞당길 수 있답니다.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