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입양됐던 7세 러 소년 파양된채 홀로 귀국… 러 대통령 발끈 “입양 전면 중단”
입력 2010-04-16 21:32
미국으로 입양됐던 러시아 소년의 입양 파기 문제가 러시아와 미국 간 외교 전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 아동의 미국으로의 입양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고 15일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으로 입양된 7세 러시아 소년이 파양 소식을 담은 양부모의 편지 한 장만을 갖고 혼자 러시아로 돌아온 사건이 알려진 지 1주일 만이다.
러시아 외무부의 안드레이 네스테렌코 대변인은 “양국 관계자들 간 입양된 러시아 아이들의 생활을 효과적으로 모니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국무부 고위 관리들로 구성된 대표단을 오는 20일쯤 러시아로 파견해 입양 관련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러시아 극동 파르티잔스크 지역에서 살던 일곱 살짜리 고아 아르티옴 사벨리예프는 지난해 9월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33세의 미국인 여성에게 입양됐다. 그러나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다는 이유로 6개월 만에 편도 비행기표만 쥔 채 러시아로 돌아와야 했다. 러시아는 발칵 뒤집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까지 나서 “부도덕하고 위법적인 일”이라고 비난했다.
사벨리예프는 현재 모스크바의 한 의료시설에 있으며, 건강 상태는 좋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미국인 부부가 7세의 러시아 입양 소년을 때려 사망케 하는 등 1996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가정에 입양된 러시아 아동 중 14명이 양부모의 학대와 무관심으로 희생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입양위원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 가정에 입양된 러시아 아동은 6만명이 넘으며, 지난해에만 1586명이 입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중국 에티오피아에 이어 세계 세 번 미국 입양국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