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선 첫 TV토론회… 제3당 닉 클레그 완승
입력 2010-04-16 21:31
다음달 6일 영국 총선을 앞두고 열린 여야 3당 당수의 첫 TV토론 1차전 승자는 자유민주당 당수 닉 클레그였다.
BBC 방송과 일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현지 언론은 15일(현지시간) 오후 8시30분부터 90분간 진행된 TV토론회가 끝난 뒤 시청자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토론회에는 집권 노동당 고든 브라운, 야당인 보수당 데이비드 캐머런, 제3당인 자유민주당 닉 클레그 당수가 참석했다.
토론회가 열리기 전까지 관심은 브라운 총리와 캐머런 당수의 대결에 집중됐었다. 언론은 1960년 미국 대선 당시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의 사상 첫 TV토론의 영국판이라고 표현했다.
브라운 총리는 다른 2명의 당수보다 나이가 14~15세 많아 늙고 답답해 보인다. 젊은 이미지가 부각되는 TV토론에선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러나 지난 수개월간 노동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위기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13년 만의 정권교체를 노리고 있는 보수당 당수 캐머런은 여유가 있었다. 젊은 데다 외모와 목소리까지 TV와 어울렸다.
막상 뚜껑이 열린 후 나타난 다크호스는 클레그 당수였다. 그는 열정적인 말솜씨와 여유 있는 태도로 나머지 2명을 리드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ITV는 시청자 여론조사에서 클레그가 43%로 선두를 달렸다고 밝혔다. 캐머런은 26%, 브라운은 20%를 기록했다.
더타임스 인터넷판은 클레그가 2명의 당수와 동등한 위치에서 비중 있게 보인 데다 공정성과 정직성을 대변하는 인물임을 부각시킨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클레그의 선전은 정당 지지율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클레그가 선거를 역동적으로 바꿨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그동안 보수당이 근소하게 이기고 있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었다.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은 노동당에 4~10% 포인트 정도 근소하게 앞서 있었다. 자유민주당은 20%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한편 1차 국내 문제에 이어 22일 2차 토론과 29일 3차 토론에서는 외교와 경제 문제를 다룬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