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합동조사단을 믿고 기다려야 한다
입력 2010-04-16 17:46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이후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이다. 민·관 합동조사단의 윤덕용 단장은 어제 조사단의 1차 현장 조사결과 내부폭발보다는 외부폭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육안 검사에 의한 소견일 뿐 최종 원인규명을 위해선 함수까지 인양하고 잔해물을 모두 수거한 뒤 세부적인 분석 작업을 벌여야 한다.
합동조사단엔 민간전문가들과 미국 호주에서 온 전문가 등 38명의 조사관이 3개 팀으로 나눠 활동하고 있다. 이들 중엔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폭파 관련 전문가들도 포함돼 있는 만큼 머지않아 누가 봐도 타당한 진상규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들도 이제 구구한 억측과 예단을 접고 조사단의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것이 순리다.
그런데도 사회 일각에선 여전히 불필요한 오해를 조장하는 행위를 하고 있어 안타깝다. 일례로 참여연대는 그제 성명서를 통해 “절단면을 가감 없이 국민에게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절단면 공개는 민감한 사항이다. 우리 초계함의 강판 상태와 재질 등이 알려지면 북한 등이 어뢰를 만들 때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어차피 절단면은 합동조사단이 면밀하게 조사할 터인데 굳이 일반 공개까지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
일부 정치권과 언론의 행보도 마땅치 않다. 이들은 함미 등 주요 증거물들이 확보돼 국내외 전문가들이 분석작업에 들어갔는데도 벌써부터 조사 자체를 불신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관련 정보를 최대한 공개하라며 정부와 군을 다그치고 있다. 이런 언행은 국민만 혼란스럽게 할 뿐 결코 책임있는 행동이라 할 수 없다.
사고 초기엔 이런저런 억측과 추측이 나올 수 있었다. 군도 우왕좌왕해 이를 일부 부추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천안함의 함미가 인양됐고 조사단의 활동으로 실체적 진실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는 시점이다. 이제는 섣부른 판단과 심증만으로 함부로 말해선 안 된다. 모든 성급함과 저의를 내려놓고 조사단이 투명하고 과학적인 분석 결과를 내놓을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