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클린업 트리오’ 심상찮네… 타점 1·2·3위 싹쓸이

입력 2010-04-16 18:07


롯데 클린업 트리오의 타격감이 심상치 않다. 특히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경우 타점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독보적이다. 15일 현재 타점 부문 1·2·3위는 롯데의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세 타자가 차지하고 있다.

타점 1위(23타점)를 질주중인 홍성흔의 변신은 놀라울 정도다. 2008·2009 2년 연속 타격 2위를 차지했던 홍성흔은 정교한 타격의 대가였지만 올 시즌 들어 ‘타점 기계’로 다시 태어났다. 2스트라이크 이전이나 외야 플라이가 필요할 때는 그야말로 호쾌한 거포 스윙으로, 2스트라이크 이후나 한 점이 중요한 상황에선 정확한 배팅을 하고 있다. 홍성흔은 홈런 부문에서도 4개로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점 2위 가르시아 역시 변신에 성공한 경우다. ‘모 아니면 도’ 식의 스윙으로 홈런 아니면 삼진을 양산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 시즌에는 정교한 타자로 변신했다. 팬들 사이에선 ‘갈치로(가르시아+이치로)’라는 찬사가 나올 정도다. 0.328의 타율에 16타점으로 타점 2위다. 항상 삼진 부문 1,2위를 다퉜던 그의 삼진 숫자는 올해는 11개에 불과하다. 1위 최진행(한화)에 비해 10개나 적다.

‘롯데의 4번타자’ 이대호는 15타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100타점을 달성했던 이대호는 올 시즌 더욱 타점 생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3개의 안타로 최다안타 부문 1위인 그는 홈런 2개를 제외하면 21개의 안타가 단타다. 발이 느린 탓에 펜스를 직접 때리는 타구를 치고도 1루에 멈춰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자가 있을 때 홈런을 노리기 보다는 정확한 안타로 타점을 노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롯데 중심타선의 타점 생산능력이 좋아진 것은 찬스를 만들어주는 테이블 세터진의 역할이 컸다. 롯데의 톱 타자 김주찬과 2번타자 손아섭은 나란히 21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최다 안타 부문 공동 4위다. 김주찬은 9개의 도루로 도루 부문 1위다.

이들이 안타와 도루로 득점권까지 진출하면 클린업트리오는 여지없이 홈으로 불러들이는 게 롯데의 득점 공식이다. 덕분에 손아섭은 15득점으로 득점 부문 1위, 김주찬은 10득점으로 득점 부문 5위다.

이에 따라 올해 롯데 클린업트리오가 지난해 우승 당시 KIA 클린업 트리오의 맹활약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KIA는 나지완(73타점)-최희섭(100타점)-김상현(127타점) 등 클린업트리오가 300타점을 쓸어담으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