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화산폭발 … 유럽 항공기 ‘올스톱’

입력 2010-04-16 01:57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로 화산재가 퍼지면서 1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아일랜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의 항공기 운항이 전면 금지됐다. 이 여파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편도 차질을 빚었다.

사태는 전날 오전 1시쯤 아이슬란드 남쪽 에이야프얄라요쿨에서 화산이 폭발하면서 공중에 퍼진 화산재가 기류를 타고 남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했다.

이날 오전 영국이 항공기 운항을 제한했고, 화산재 구름이 확산되면서 북유럽에서도 항공기 비행을 금지한 곳이 늘어났다. 화산재에 포함된 작은 암석 조각이나 유리 모래 등이 항공기 엔진을 멈추게 할 정도로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에서 오후 1시15분 인천공항을 이륙한 대한항공 여객기는 영국 히스로 공항의 폐쇄로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에 착륙했고, 아시아나 여객기는 인천공항으로 되돌아갔다.

영국 아일랜드 노르웨이의 관제 공역은 완전히 폐쇄됐고 스웨덴은 이날 오후 8시까지, 덴마크는 오후 4시까지, 벨기에는 오후 2시30분까지 항공기 운항이 통제됐다. 핀란드는 16일 낮 12시까지 북쪽지역 관제 공역을 폐쇄키로 했으며, 네덜란드도 점진적으로 비행 운항 금지 구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유럽연합 항공안전을 담당하는 기구인 유로컨트롤에 따르면 화산재 구름은 5만5000피트(약 17㎞) 상공까지 올라가 이날 오전 6시 영국 스코틀랜드와 노르웨이 일부 지역을 지나 낮에는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전역 핀란드 북부지역까지 확산됐다.

화산재는 16일 0시 러시아 일부 지역과 프랑스 북서부, 벨기에, 덴마크 등 서유럽 상공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로컨트롤은 독일과 프랑스 당국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부분적인 공역 폐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항공기 운항이 전면 금지되면서 수많은 예약객들이 여행을 포기하거나 기차 등 다른 교통편으로 변경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유로컨트롤은 이날 오후 현재 모두 4000편의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은 것으로 집계했다. 공항당국은 16일에도 정상적인 항공기 운항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1989년 12월 KLM 항공 867편이 암스테르담에서 앵커리지로 향하던 중 화산재 구름을 만나 4개의 엔진이 모두 꺼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화산재는 항공기 엔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 아이슬란드 남쪽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은 지난 14일 오전 1시쯤 폭발했으며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해 주민 800여명이 대피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