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생존 장병 2명 백령도 급파… 수습 시신 신원확인 임무
입력 2010-04-16 01:51
천안함 생존 장병 2명이 14일 밤 사고 해역인 백령도 앞바다로 급파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함미를 물 속에서 끌어올린 뒤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동료 장병의 신원을 신속히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해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생존 장병 56명 가운데 통신장 허순행 상사와 갑판선임하사 이강희 중사가 자원했다. 이들은 다른 장병들보다 빨리 회복됐다. 천안함을 오래 타 장병 얼굴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로 꼽힌다.
천안함 장병들은 밤늦게 갑자기 변을 당했다. 이 때문에 해군은 대다수 장병이 사고 당시 군복을 입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군인은 운동복과 속옷에도 이름과 군번을 적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명찰을 박아 넣은 군복이 아니라면 물속에서 글자가 지워졌을 가능성이 크다.
허 상사와 이 중사는 “동료들이 바다에서 돌아오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고 했다. 이들이 잇달아 발견된 시신의 신원을 확인한 덕에 시신 수습 작업은 빠르게 진행됐다.
당초 현장에 가고 싶어 한 건 두 사람만이 아니었다.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해 있는 최원일 함장은 “내가 여기 있어선 안 된다. 제발 나를 그곳에 보내 달라”고 울며 거의 매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운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는 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최 함장의 외출을 허락하지 않았다.
해군 관계자는 “생존 장병 대부분은 여전히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며 “다들 현장에 가고 싶어 했지만 치료를 받는 중이어서 허락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평택=노석조 기자 stonebir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