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맞은 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 “거미줄 네트워크, 친서민 활동 주력”
입력 2010-04-15 19:15
“보이스피싱은 신뢰를 역이용하는 범죄다. 보이스피싱 범죄의 결과는 재산상 피해도 문제지만 우리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린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15일 서울 서린동 우정사업본부 집무실에서 만난 남궁민(55) 우정사업본부장은 보이스피싱 범죄 척결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왜 우체국을 사칭할까요? ‘우체국은 믿을 만한 곳’이라는 인식의 방증 아니겠어요? 그냥 놔뒀다가는 그동안 쌓아놓은 우체국에 대한 신뢰가 송두리째 무너지겠더라고요.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지요.”
지난 13일 취임 1주년을 맞은 남궁 본부장은 꼭 1년 전 취임하자마자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전국 3700개 우체국과 1만7000여명에 달하는 집배원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이어 노인정 방문, 현수막 설치, 유관기관(경찰청 등)과의 공조활동 등을 병행하며 관련 피해를 막고 줄이는 데 전력투구했다.
이 과정에서 우체국 직원이 보이스피싱 사기범을 직접 붙잡은 건수는 44건. 전년도(27건)에 비해 63%나 늘었다. 같은 기간 피해예방금액도 13억원에서 45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지난해 보이스피싱 관련 민원접수 건수(월평균)는 1만여건. 2008년(2만6000여건)보다 60.8% 감소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지난 1분기(1∼3월) 현재 월 4992건으로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남궁 본부장은 보이스피싱 예방 활동을 벌이면서 우체국이 지닌 ‘잠재력’을 확인했다. “전국 방방곡곡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우체국 네트워크는 우리만의 자랑입니다. 특히 하루에 한바퀴씩 마을을 돌고 있는 집배원들은 가가호호 사정을 훤히 다 알 정도입니다. 우체국의 미래는 이런 특성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현재 남궁 본부장이 추진 중인 주요 사업들도 우체국의 장점을 십분 활용,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지역 내 ‘아동지키미’ 활동과 투표권장 캠페인 등은 집배원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여의도 면적 4배의 국유림을 가꾸고 소아암 환우를 돕는 등 17개 공익사업에는 4만30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정성을 쏟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12년 연속 흑자경영’과 ‘11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남궁 본부장은 “우정사업본부가 ‘최일선을 누비는 친서민 기관’으로 거듭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