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백령도 표정 “나라 지키다 죽는 일 다신 없어야”
입력 2010-04-15 18:41
천안함 함미 인양작업이 벌어진 15일 백령도는 안전 인양을 바라는 주민들의 염원으로 가득했다. 주민들은 이른 아침 인양작업이 시작되기도 전 크레인선이 바라다보이는 용트림 전망대에 올라 함미가 안전하게 떠오르기를 간절히 바랐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왔다는 장촌교회 이능섭 목사는 “새벽에 하나님이 천안함 대원들의 가족을 위로해 주시라고 기도했다”며 “침몰된 천안함 속에 있는 장병들이 속히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음전(78)씨는 “사람들이 죽었더라도 다 있기만 했으면 좋겠다”며 “실종자 가족들의 몸과 마음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망대 인근 중화동 포구에서 그물을 손질하던 어민들도 맑은 날씨에 안도감을 표하며 인양이 잘 마무리되길 소망했다.
최은실(81) 할머니는 “다 내 손자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며 “안개가 껴서 작업이 어려울까봐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바다가 곱단해서(잔잔해서) 다행이다. 아무 탈 없이 작업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춘(56)씨는 “함미가 올라오는 것을 보니 기분이 착잡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부디 실종자 시신이라도 찾을 수 있도록 바다가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주민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심춘매(62) 할머니는 “시신을 못 찾으면 부모가 애끊을 텐데 어쩌나”라며 “군인 자식 둔 어미들 걱정이 클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박춘자(83) 할머니도 “자식이 죽으면 어미들 가슴은 미어진다”며 “이렇게 나라를 지키다 죽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령도=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