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미 20일만에 인양] 오른쪽 절단면 C자형태로 너덜너덜… 나머지는 온전해

입력 2010-04-15 22:21


육안으로 본 함미… 취재진에 5분간 부분 공개

20일 만에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천안함 함미는 선체 오른쪽 절단면이 C자형으로 크게 파손돼 찢긴 상태였다.



옹진군청 행정지도선 ‘인천517호’는 15일 취재진을 태우고 천안함을 싣고 있는 삼아2200 크레인선에 접근해 7노트(시속 13㎞) 속도로 한 바퀴 돌았다. 함미는 절단면이 크레인선을 향한 채 바지선 위에 놓여졌고 대형 해상 크레인의 붐대(물체를 끌어올리는 크레인의 팔에 해당)에 연결된 직경 90㎜의 체인 3개에 여전히 묶여 있었다.

취재진은 300야드(274m) 거리에서 스크루 부분부터 좌현, 절단면, 우현을 볼 수 있었다. 함미는 먼 거리에서도 처참함이 느껴질 정도로 크게 훼손된 모습이었다. 함미 측면의 아랫부분은 오랜 기간 물속에서 부식된 까닭인지 회색 페인트가 벗겨져 드문드문 갈색이 드러나 보였다. 사고 원인을 밝혀줄 절단면은 녹색 그물망이 쳐져 구체적인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사고 당시 정황을 알려주려는 듯 절단면의 실루엣은 곳곳에서 뾰족하게 솟은 모습이었다. 절단면은 정면에서 봤을 때 좌측, 우측, 중심부 3곳이 솟구쳐 올라와 있었고 특히 가운데가 높이 솟은 왕관 같았다. 또 가운데 날카롭게 솟은 부분은 함미 우현 쪽에 강한 충격을 받은 듯 좌현으로 밀려 올라가 있었다.

함미 우현(30m)이 좌현(36m)보다 6m가량 짧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비스듬히 잘려나간 것도 목격됐다. 절단 부위 철판들은 측면에서 봤을 때 좌현과 우현 모두 아래쪽에서 위로 사선형태로 찢겨졌다. 절단면의 형태는 톱니 모양에 가까웠다. 함미를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은 5분 정도에 불과했다. 그 가운데 절단면을 정면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은 1분도 채 안 됐다.

특히 절단면 윗부분인 갑판은 역브이(V)자로 솟구쳐 올라 있었다. 국회 국방위원회 관계자는 “내부든 외부든 배에서 폭발이 일어나면 저런 식으로 너덜너덜한 상태가 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뢰에 의한 타격일 경우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있는 파공 흔적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절단 부위는 배의 기관실 부분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다행히 바로 옆에 위치한 연료탱크는 파괴되지 않아 기름이 누출되는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또 함정의 굴뚝 역할을 하는 연돌은 떨어져 나갔지만, 함미 상부는 외관상 멀쩡한 상태였다.

76㎜주포와 40㎜부포, 하푼미사일 발사대 등은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침몰 원인 가운데 하나로 추정됐던 함포 밑 탄약 폭발은 없었다는 의미다. 바지선 이동 과정에서 드러난 함미 바닥도 깨끗했고, 방향타와 스크루 등도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암초 등에 충돌해 침몰했을 때 생기는 배 바닥 긁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해군 관계자는 “함저 상태가 매끈하고 절단면 앞부분이 불규칙적으로 철판이 잘려나간 상태 등으로 미뤄 암초충돌이나 피로파괴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함미 우현 절단면 부근에 뭔가에 긁힌 듯한 스크래치 네 줄이 사선으로 있는 것이 발견됐다. 군은 인양을 위한 체인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스크래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도 끌어 올려진 함미에서 구조대원들이 배 내부로 통하는 문을 쉽게 열고 닫는 모습이 목격돼 폭발 충격으로 함미 부분 선체가 뒤틀리거나 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함정이 한순간 강한 충격을 받아 순식간에 두 동강 나면 충격지점은 많이 파손되지만 나머지 부분은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노용택 기자 백령도=전웅빈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