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변명

입력 2010-04-15 18:49

이명수(1945∼ )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이 없는 것처럼 가난하다

고 시인 이상은 말했다

청탁이 와도 줄 시가 없을 때

시인은 가난하다

쌀독이 비어 끼니를 거른 적

이 있는가

품은 시 몇 편도 없이

이 불황의 계절을 넘자니

가슴이 시리다

허나 굶주림도 재산이다

배낭 가득 이면지를 넣고 떠

나자

시 쓰기 좋은 곳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