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벼랑에 선 ‘현대 남매’ 기사회생할까

입력 2010-04-15 21:41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프로배구 ‘현대남매’ 현대캐피탈과 현대건설이 남녀 챔피언결정전에서 벼랑끝에 섰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에 1승3패, 현대건설은 KT&G에 2승3패를 기록, 단 1승씩만 더 허용하면 시즌을 접어야 한다.

현대캐피탈로서는 삼성화재 가빈의 득점력을 어떻게든 줄여야 한다. 다행히 가빈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블로킹에 자주 걸리고 공격성공률이 경기때마다 떨어지고 있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가빈은 챔프전 1차전 53.66%, 2차전 52.02%, 3차전 49.40%로 성공률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지난 14일 4차전에는 46.84%까지 떨어졌다. 득점력도 1차전 50점에 이어 현대에게 진 2차전에는 27점으로 떨어졌지만 3차전 46점, 4차전 40점을 기록해 승리를 이끌었다. 성공률에 이어 득점력은 떨어지지만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해낸다는 얘기다. 강서브로 리시브부터 흔들어야 되지만 현대의 서브는 상대적으로 순한 편이다. 잘하고 못할 때의 기복이 너무 심한 것도 현대캐피탈의 약점. 4차전 3세트에서 펄펄 날던 박철우가 5세트 들자 상대 블로킹 3번에 손을 든 것은 에이스의 모습이 아니다. 위기관리 능력이 한순간에 길러지는 것은 아니지만 위기때 움추려들고서는 삼성을 이길 수 없다.

현대건설도 KT&G와의 정규리그 때 6승1패로 압도하던 모습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서브가 너무 얌전하다. 정규리그에서는 강서브로 리시브를 흔들면서 KT&G에 쉽게 이겼다. 한유미 윤혜숙을 제외하고는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점도 현대건설의 발목을 잡는다. 정규리그서 블로킹 여왕에 올랐던 양효진도 코트에서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다. 상대적으로 KT&G 센터진은 백전노장 장소연과 김세영이 정규리그보다 더 나은 플레이를 하고 있다. 부진을 면치 못하는 주전 세터 한수지가 평정심을 찾아 정규리그 때의 페이스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현대남매는 더 물러날 곳이 없다. 현대캐피탈은 16일부터 열리는 3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고, 현대건설 17일부터 열리는 남은 2경기서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