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관 오산고 교목실장, “종교과목을 타 과목과 함께 편성 기독 사학 건학이념 무시하는 것”
입력 2010-04-15 19:13
“종교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일선 기독교 사학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평준화와 함께 진행돼 온 획일적인 종교수업 때문이지요.”
김용관(51·오산고 교목실장·사진) 목사는 기독교 사학에서 일반 종교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현실을 개탄했다.
김 목사는 최근 홍익대 대학원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을 통해 “종교계 사립학교는 건학이념 구현을 위해 종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종교 과목 개설 시 자신의 종교 이외 과목과 함께 편성토록 강요하는 것은 기독교 학교에서 성경을 가르치지 말라는 얘기이므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목사는 현재 종교 교육의 위기가 정부의 평준화에서 비롯된 만큼 평준화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의 박사 학위 논문은 ‘종교계 사립학교에서의 종교 교육에 관한 연구’이다. 2002∼2006년 2년 임기의 교목전국연합회 회장을 두 차례 맡고 20여년간 교목과 숭실대 강사 생활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논문에서 “평준화 제도는 각 개인의 종교를 고려하지 않은 채 학교를 배정하고 종교적 이유의 전학도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준화 제도에 대한 근본적 수술이 요망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기독교 중·고등학교 사학은 285개에 달한다. 이는 전체 종교계 사학의 67.4%에 달하는 숫자다.
김 목사는 “종교 과목은 종교학 성격의 ‘종교’ 과목과 각 종교의 신앙을 길러 줄 수 있는 ‘신앙’ 과목으로 분리해 그 정체성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기독교 사학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학부모(학생)의 학교 선택권과 학교의 학생 선발권을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하며, 희망하는 종교계 사립학교의 자립형 사립학교로의 전환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립학교의 지원과 육성을 위한 사학진흥법 제정과 더불어 “사립학교의 재정 자립도를 높여 건학 이념을 살리는 종교 교육이 자유롭게 실행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