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장애인 속기대회 준비 심준구 목사
입력 2010-04-15 10:42
[미션라이프] “좀 더 많은 장애인들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안에서 더욱 다양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사)한국자막방송기술협회와 한국CAS속기협회가 장애인의 날인 20일 오후2시 서울 구로3동 기술협회 연수실에서 ‘제1회 장애인 속기대회’를 개최한다. 올해 30주년을 맞는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고 장애인 속기의 활성화 및 인프라 확대가 이 대회의 주된 목적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이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장애인 속기사 및 장애인 속기사 지망생 100여명이 참여하는 행사로 국내에선 처음 열리는 대회이다.
장애인 속기사는 1급 시각장애인 방송 MC로 널리 알려진 심준구(42·㈜한국스테노 기획실장·사진) 목사가 1998년 9월 시각장애인 세계 최초로 국가자격 한글 속기(컴퓨터) 자격증을 취득한 이래, 매년 1∼3명의 장애인 속기사가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
심 목사는 초등 3학년 때 찾아 온 ‘망막색소변소증’으로 인해 서서히 시력을 잃기 시작해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는 완전히 시력을 잃었다. 하지만 꿈마저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안마사 등에 한정돼 있던 시각장애인의 직업영역을 넓혀보자는 의도로 속기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어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가 됐다. 지금은 극동방송과 KBS에서 방송 MC로 활동 중이다.
“장애인도 얼마든지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현재 시각 장애, 지체 장애 등 20여명의 장애인 속기사들이 정부 산하 기관과 자막방송센터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장애인고용공단 대전직업능력개발원 등이 ㈜한국스테노와 협력해 장애인 속기사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대회의 조직위원장을 맡은 심 목사는 “장애인에게도 하나님의 복은 찾아 온다. 그리고 그 복은 반드시 스스로 노력하는 이에게 주어진다고 생각한다”며 “장애인이 전문성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좀 더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