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발선 애플·어도비… 어도비 ‘윈도포토샵’탓 틀어져 아이패드에 ‘플래시’ 탑재안해

입력 2010-04-14 18:47

‘스티브 잡스가 어도비를 죽이려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지역 일간지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인터넷판은 13일 애플사의 태블릿PC 아이패드에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어도비의 동영상 응용 소프트웨어인 플래시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플래시는 웹상에서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어도비 솔루션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아이패드는 발표 직후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플래시에 대해 철저히 저평가했다. 그는 “맥에서 발생하는 프로그램 충돌 대부분이 플래시 때문”이라며 “그런 지저분한 프로그램을 지원할 생각은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지난 2월 아이패드에 플래시를 지원해 달라는 어도비의 요구에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을 비롯한 아이패드에 플래시 동영상을 적용하지 않는 배경을 놓고 잡스와 어도비 간 악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애플과 어도비는 1980년대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96년 어도비가 애플의 매킨토시가 아닌 윈도용 포토샵을 선보이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당시 애플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어도비의 ‘배신’은 더 아팠다. 이후 어도비는 애플 매킨토시를 위한 제품은 출시하지 않았다. 2006년에야 비로소 어도비가 매킨토시를 위한 제품을 제공했지만 양측 간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이었다.

이를 두고 IT 관계자들은 잡스가 어도비의 결정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배신 행위’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보복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