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혁 추모 야구팬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입력 2010-04-14 18:59
바람이 휘몰아치는 서울 목동 야구장의 저물녘 날씨는 4월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추웠다. 날씨 탓인지, 아니면 넥센과 롯데의 부진한 성적 탓인지 관중조차도 많지 않아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13일 경기 시작 전 애국가가 울려 퍼진 후 전광판엔 지난 2월 유명을 달리한 고 임수혁 선수의 모습이 비쳐졌고, 묵념이 진행됐다. 이어 ‘임수혁 선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조봉규(38) 회장이 시구를 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행사 때는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는데 올해는 팬들이 많지 않아 좀 아쉽다”고 했다.
“죽어도 못 보내 내가 어떻게 널 보내 가려거든 떠나려거든 내 가슴 고쳐내∼.”
보충 취재를 위해 조 회장에게 전화를 거니 인기그룹 2AM의 ‘죽어도 못 보내’가 흘러나왔다. 고 임 선수에 대한 그의 마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조 회장은 14일 “임 선수가 사망한 이후에도 꾸준히 후원금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꽤 있다”며 “후원 모임을 해체할 생각은 전혀 없고, 향후 모임 성격을 어떻게 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자녀들이 대학갈 때까지 계속 후원하는 방안과 임 선수 이름으로 유소년 야구를 후원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2008년부터 3년째 고 임 선수 추모 및 후원 모금행사를 개최해준 넥센 히어로즈 구단과 최근까지도 계속 성금을 보내주고 있는 야구팬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조 회장은 “프로야구 8개 구단의 팬클럽과 디시인사이드의 야구팬들, 소녀시대 팬클럽 등에서도 후원금을 보내주셔서 가족들에게 전달했다”며 “특히 박찬호 선수 팬클럽에서는 ‘거금’을 보내주셨다”고 소개했다.
부산 출신으로 어렸을 때부터 롯데 야구를 보고 성장했다는 조 회장은 고 임 선수의 소속 팀이었던 롯데 구단이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했다. 그는 “부산 사직구장에서도 고 임 선수의 추모 행사가 열리기를 기대한다”며 “팬들이 그를 더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사직구장 내 ‘자이언츠 야구 박물관’의 자료를 보강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