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업계 1분기 실적 고공 비행

입력 2010-04-14 21:19


항공 수요 감소로 바닥을 면치 못했던 항공사들이 다시 비상하고 있다. 국제·국내선 여객 수요가 빠르게 회복됨과 동시에 국제화물 수요도 전년에 비해 급증한 덕분이다. 항공업계에서는 통상 비수기로 꼽는 1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달성함에 따라 올해 실적 목표를 올려 잡고 있다.

대한항공은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1분기 매출 2조5990억원, 영업이익 220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역대 최고였던 2009년 2조2644억원과 비교할 때 14.8% 올랐고, 영업이익은 전년의 66억원에 비해 3236%나 오른 것이다. 매출 및 영업이익 모두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실적을 매출 1조1100억원, 영업이익 1050억원으로 추정했다.

항공사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둔 것은 우선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여객 사업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1분기 국제선 수송 실적은 389만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9%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210만명에서 올해 259만명으로 23% 늘어났다. 인천국제공항의 지형적 이점과 항공사들의 노선 및 시설 확충으로 인한 환승 수요 역시 여객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반도체·LCD를 중심으로 항공화물이 크게 늘어난 점도 실적 개선에 큰 보탬이 됐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달 항공화물은 전년 대비 22.8% 증가한 32만t을 수송해 역대 최고 월간 화물수송량을 넘어섰다.

1분기 실적이 시장의 전망을 뛰어넘는 호조를 기록하자 항공사들은 올해 전체 매출 역시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은 이날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는 1분기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성수기인 3분기를 지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올해 목표 8000억원을 넘어 1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영업이익 목표인 3200억원을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아직 실적 발표 전이긴 하지만 1분기 영업이익 목표 700억원을 훨씬 넘어선 만큼 분기가 거듭될수록 실적 개선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