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꽃샘추위… 지금은 小빙하기?
입력 2010-04-14 18:24
14일 때늦은 꽃샘추위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최저 기온이 5도 아래로 내려가고 일부는 영하권까지 떨어졌다. 벚꽃이 만개할 시기에 이처럼 이상 한파가 찾아온 이유는 뭘까. 국내 연구진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최근 북반구에서 이어지고 있는 이상 한파가 지구 온난화와 자연 주기에 따른 소빙하기의 충돌로 인한 현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극지연구소 극지기후연구센터 윤호일 박사팀은 남극 세종과학기지 앞 맥스웰만의 수심 100m 빙하 해양 퇴적물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00년 동안 남극에 ‘500년 주기의 소빙하기’가 네 차례 발생했으며 현재 지구는 소빙하기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소빙하기를 나타내는 증거로 주변 빙하의 전진에 따른 육지 기원 물질 공급 증가와 바다 얼음에만 서식하는 빙하종 플랑크톤들의 번성 등을 꼽았다. 연구팀은 또 “남극과 더불어 북반구의 극지방에서 발생하는 500년 주기 소빙하기가 북대서양 심층수의 생성이 느려지거나 정지되는 시점과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대양의 심층수 순환은 지구 기후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박사는 “2003년 미국 국방부가 북대서양 심층수 순환이 느려지면서 2010년부터 기후가 서늘해질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면서 “이번 남극 지역 연구 결과와 비슷한 기후 예측을 담고 있다는 게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주기상으로 이미 소빙하기에 있는 극지방에서 산업 활동에 의한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자연주기적 소빙하기 현상이 억제되고 있는 셈”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온실가스 감축 등 지구 온난화를 막으려는 조치가 계속되면 시기나 지역에 따라 소빙하기에 나타나는 혹독한 기후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즉 온난화와 소빙하기의 충돌로 인해 극지방에 일시적으로 이상 한파가 올 수 있으며 지난해 겨울과 올 봄에 나타나는 북반구의 한파가 이런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