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미 인양] 軍, 함미이동 작업시간 허위 보고 의혹… 국방부 발표 1시간 이상 차이

입력 2010-04-14 18:23


천안함 함미 이동작업 현장에서 국방부로 이뤄진 보고가 허위였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12일 진행된 함미 두 번째 체인 연결 작업부터 이동직전 단계까지 군의 보고 내용과 민간 인양업체의 증언에 따른 추정 시간이 최소 1시간 이상 차이가 났다.

해군은 13일 오전 10시 백령도 용기포항에서 천안함 함미 이동작업 관련 브리핑을 갖고 ‘12일 오후 3시 두 번째 인양용 체인 결합’ ‘오후 3시∼4시5분 그물망 설치작업 완료’ ‘오후 4시5분∼8시45분 선체 이동, 인양크레인 묘박 후 함미선체 해저 안착’ 등의 과정을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14일 이 브리핑 자료가 작업 현장에서 국방부로 전달된 보고 내용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양 업체의 설명은 다르다. 함미 인양을 담당한 88수중개발 정호원 부사장에 따르면 함미 인양을 맡은 삼아2200 크레인선의 인양 가능 속도는 최대 분당 1m다. 정 부사장은 “배 높이가 선실까지 6∼7m이므로 30여m 정도 끌어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최대 속도를 기준으로 인양작업 시간은 30여분이 걸린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당시 조류 흐름이 강했기 때문에 작업 시간은 이보다 오래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

함미가 지난 12일 오후 3시37분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인양작업에 30여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그물망 설치 완료 시점은 최소 오후 3시7분 이전이다.

정 부사장은 그물망 설치 작업이 1시간∼1시간30분가량 소요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물망 설치를 시작한 시점은 오후 1시37분∼2시7분 사이로 추정할 수 있다. 때문에 두 번째 인양용 체인 결합 시점은 최소 2시7분 이전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1시37분 이전에 완료됐을 가능성도 높다.

결국 현장을 지휘하는 군은 실제 체인 결합 시간과 그물망 설치작업 완료 시점 등에 대해 최소 1시간∼1시간30분 이상 차이가 나게 국방부에 보고한 것이다.

게다가 군이 함미 이동작업에 대한 동의를 구하기 위해 평택에 있는 실종자가족협의회에 연락한 시각은 12일 오후 2시30분이다. 이미 두 번째 체인결속을 완료하고 그물망 설치작업을 진행한 시점에서 실가협에 함미 이동작업 여부를 타진했다는 뜻이다. 이는 실가협의 의견을 묻기 전 이미 이동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그물망 설치 작업은 어차피 해야 할 일이었다. 이동을 염두에 둔 작업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백령도=전웅빈 이용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