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중국서 ‘파죽지세’

입력 2010-04-14 19:06

이단 판정을 받은 그룹들이 중국 전역에서 활동하면서 중국 교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중국선교 전문가들이 14일 밝혔다.

왕백산 선교사는 “과거 중국 동북 3성(헤이룽장·지린·랴오닝성)을 중심으로 조선족 대상 포교 활동을 벌이던 한국 이단들이 베이징 상하이를 비롯해 산둥성 후난성 네이멍구 등에서 한족과 소수민족을 가리지 않고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왕 선교사는 “중국 교회는 한국 이단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 “이단에서 파송한 한국 선교사들이 1000명을 넘어섰다는 추정치가 있을 정도”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준 선교사는 “얼마 전 복음을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318명으로 부대를 만들겠다는 그룹이 나타나 이들을 제재하려는 현지 교회 지도자들의 공동선언까지 있었다”면서 “이단들은 가정교회를 주 타깃으로 한다는 게 큰 문제”라고 전했다. 그는 “정통 기독교 선교사들이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철수하는 데 비해 이들은 한국에서 충분한 재정과 각종 관련 서적들을 지원받고 있다”며 “이들은 산간오지, 외딴 사막 지역은 물론 탈북자 및 대북 선교에도 깊숙이 관여돼 있다”고 했다.

이단들은 주로 청년들이 많은 가정교회에 접근, 영적 능력이 뛰어나고 신앙적 열정이 대단한 것처럼 비치게 한 뒤 1대 1 교제 시간을 갖고 관계가 가까워지면 기존 교회들을 비방하기 시작한다. 중국 교회의 영적 거장들을 비판하고 성경 진리를 그럴듯한 말로 왜곡시킨 뒤 진정한 복음을 이해하기 위해선 새로운 일꾼을 세워야 한다고 선동한다. 겉으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높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특정인을 영웅시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하루 속히 중국 교회에 이단 대처 교육 프로그램과 한국의 경험을 전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빌리온선교회 김아모스 한국대표는 “이단 사상이나 교리를 분석, 비판하는 책자를 중국어로 발간하고 관련 영상자료를 제작, 보급해 성도들도 이단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