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부산 총회 성공 위해선 故 김관석 목사 비전 연구 먼저

입력 2010-04-14 18:16


NCCK 운산 에큐메니컬 강연회… 김성재 연세대 석좌교수 주장

세계교회협의회(WCC) 2013년 부산 총회 준비를 위해 고 운산 김관석(1922∼2002·사진) 목사의 에큐메니컬 비전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13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연 ‘7회 운산 에큐메니컬 강연회’에서 김성재 연세대학교 석좌교수는 “김 목사가 생전에 가졌던 비전은 한국교회와 WCC가 앞으로 가져야 할 에큐메니컬 운동에 중요한 모델”이라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김 교수는 김 목사를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에큐메니컬 운동을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한 사람”이라고 정의하며 그 에큐메니컬 비전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먼저 “교회만의 연합이어서는 안 되고 약자와의 연합, 주리고 목마르고 병들고 나그네 되고 매 맞는 사람들과의 연합이어야 한다”고 하는 등 약자에 대한 관심을 중요시한 점을 꼽았다. 이어 ‘오늘의 신앙고백, 행동하는 기도’에 근거해 매일매일 사건의 현장에서 실천하기를 강조한 점, 평화공동체 실현에 대한 비전을 가졌던 점 등이다.

김 목사는 1968년부터 1980년까지 12년간 한국기독교연합회(NCCK 전신) 총무를 역임했다. 민주화운동과 민중운동이 심화되던 이 때 교회협은 관련 운동으로 구속된 사람들, 해직 노동자, 기자, 교수, 제적 학생들을 보호하고 지원했으며 1973년 ‘한국 그리스도인의 신앙선언’, 1974년 ‘한국 그리스도인의 신학적 성명’을 이끌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 선언들은 교회의 사회참여가 교회 본질을 벗어난 정치참여가 아니라 교회 본연의 신앙과 신학에 근거한 것임을 밝혔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김 목사는 민주화와 인권운동을 에큐메니컬 선교 과제로 인식하고 한국교회로 하여금 이 운동에 앞장서게 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WCC는 교회간 일치 운동인 ‘신앙과 직제’와 사회 선교 운동인 ‘삶과 봉사’를 더욱 밀접하게 연계돼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약자를 중요시하고 실천하되, 평화롭게 하려고 한 김 목사의 비전이 좋은 참고가 된다”고 설명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