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승합차 반값에 ‘새차’로 개조해주는 김진용 장로
입력 2010-04-14 18:12
“큰교회서 차고쳐주기 운동 펼쳐 농어촌 전도 동력 살려줬으면…”
사례금 50만원도 못 받는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이 매달 30만∼40만원씩 들여가며 승합차를 운영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루에 한번 마을버스가 다닐까 말까 한 곳에서 띄엄띄엄 거주하고 있는 성도들을 ‘모셔오기’ 위해서다.
두레자동차 김진용(56·사진) 사장이 이런 현실에 사명감을 갖고 미자립교회 승합차를 고쳐주기 위해 나섰다.
“현장에 가보십시오. 이웃들이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찌그러지고 녹슬었습니다. 10년이고 15년이고 엔진오일 제대로 한번 갈아주지 않아 폐차 직전에 이른 차량도 수두룩합니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포자기 심정으로 그냥 끌고 다니는 겁니다. 그런 차를 몰면서 ‘예수 믿으면 복 받고 구원 얻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비신자들이 뭐라고 하겠습니까.”
대구 만촌장로교회 장로인 김 사장은 차축만 빼놓고 모든 부품을 교체할 수 있는 1급 종합정비공장을 경북 경산시 갑제동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60대의 교회차를 개조했다. 엔진부터 전조등까지 모든 부품을 뜯어낸 뒤 새 가죽시트와 천장을 장착하고 판금 작업 후 도색한다. 이렇게 하면 요란한 진동에 퀴퀴한 냄새까지 나는 승합차가 새 차로 ‘부활’한다. 새 차 가격의 10분의 1로 말이다.
“폐차 직전의 승합차도 10년은 더 탈 수 있도록 개조해 드립니다. 총회 추천서만 받아오시면 수리비의 50%는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 이 참에 중대형 교회들이 ‘어머니’와 같은 농어촌교회와 1대 1 결연을 해서 승합차 고쳐주기 운동을 벌였으면 좋겠어요.”
김 사장은 직원을 교회로 보내 승합차를 인수해오도록 하고, 수리하는 동안 쓸 수 있는 대체 차량도 지원해주도록 하고 있다(dooraecar.co.kr).
경산=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