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스드림 봉사로 남편과 관계 회복한 이영옥씨 “내 안의 가시 뽑아내자 가족들 웃음 되찾아”

입력 2010-04-14 09:41


“남편은 헤드헌터로 매일 바쁘게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었어요. 남편은 잘 나가는데 저는 집에서 아이만 키우는 게 너무 약올랐어요. 아예 대놓고 망하라고 말했어요.”

이영옥(45·여의도순복음교회 집사)씨는 자신이 무슨 일을 벌이는지도 몰랐다. 그냥 남편 김봉주(47)씨가 미워 막말을 퍼부어댔다. 그런데 말이 씨가 된다고 남편이 회사에서 실수를 하는 바람에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돼버렸다. 잘 나가는 헤드헌터였던 남편은 일반 봉급생활자보다 많은 월급을 받았음에도 통장의 잔액은 바닥을 드러냈다. 그동안 이씨가 가정 재정은 돌보지 않고 남편이 벌어오는 대로 다 써버렸기 때문이다. 이씨는 이 모든 일이 이기적이었던 자신에서 비롯됐다고 고백한다.

이들 부부는 1991년 소개로 만나 1년간 사귀다 결혼했다. 결혼하면서 이씨의 시집살이도 시작됐다. 두 집안은 경제적으로 차이가 많이 나 시어머니가 반대했었다. 그러나 아들을 사랑하는 시어머니는 결국 결혼을 허락했다. 그럼에도 결혼 후 대학생이었던 남편의 학비, 용돈, 실수로 진 빚까지 시어머니가 다 갚아주었다. 반면 이씨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친정을 돕느라 한 푼도 내놓지 않았다.



“전 모르는 게 너무 많았고 무엇을 모르는지도 몰라 모든 게 힘들고 어려웠어요.”

이씨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절대로 손해 보며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독하게 살았다고 토로했다. 반면에 성품이 착하고 좋은 시집 식구들은 한 마디 불평도 없이 이씨에게 다 해주었다. 여기에 약점까지 잡은 이씨는 더욱 막나갔다.

둘째 아들인 시동생이 10년 전 사업을 한답시고 10억원이 넘는 시아버지 집을 탕진해버렸다. 또 호주로 유학 갔던 남편은 일이 잘못 꼬여 유학을 중도에 포기하고 귀국했다. 남편은 새롭게 삶을 시작하려고 성심을 다했지만 실직까지 하게 되자 부부 관계는 회복이 불가능해 보였다.

“남편은 내 인생은 끝났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급기야 6년 전에는 지하 셋방으로 내려앉았어요.”

그러나 두 딸을 위해 남편은 일용직 일을 찾아 나섰다. 그곳에서도 성실한 남편은 바닥공사하는 일을 배워 자본이 있는 사람과 함께 창업을 준비 중이다.

이씨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2004년 3월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시작한 어머니교실에서 봉사자로 섬겼다. 봉사자였지만 4일간의 강의와 나눔을 함께하고 과제까지 집에서 수행하면서 이씨는 망치로 머리를 맞는 듯했다. 지금까지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모든 잘못이 자신에게 있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철없이 아무것도 모르고 상대방이 저를 힘들게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제 자신이 힘들게 했다는 것을 알았어요.”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이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교실에서 여성상, 아내상, 어머니상에 대한 강의를 듣고 훈련받으며 남편이 아내의 머리임을 깨달았다. 남편에게 기회 있을 때마다 ‘내가 잘못한 게 많았다, 좋은 남편을 만났다, 당신이 나를 이해해 준다는 걸 안다’라고 이야기했다. 남편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많이 편해진 것 같고 감동을 받는 듯했다. 그래서인지 3년 전부터는 주일 성수도 열심히 하고 이제는 새벽예배까지 드린다. 이씨는 시어머니와의 관계도 회복했다. 이제는 하나님이 좋은 시어머니를 만나게 해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여의도순복음교회 어머니교실은 3년 전 ‘마더스드림’으로 이름을 바꾸어 오는 6월8일부터 11일까지 9회 마더스드림을 진행할 예정이다. 마더스드림은 성공지향적이고 이기적인 성품으로 자라는 자녀들에게 가장 영향을 미치는 어머니를 어머니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좋은 어머니가 되게 하기 위해 여성의 정체성 회복과 치유, 어머니·아내 역할을 훈련하고 십자가의 사랑과 기도의 능력에 대해 강의와 나눔의 시간을 갖는다. 어머니의 회복을 통해 가정·교회·사회의 회복을 목표로 하며 궁극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목표로 한다.

이씨는 6년째 마더스드림의 봉사자로 섬기며 끊임없이 훈련받고 매주 수요일 갖는 후속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변화받고 있다. 그는 “치료받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문제를 내놓고 하나님께 위로받고 치유받아야 한다”며 “문제를 다 내놓고 나니 아내로서 엄마로서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앞길이 보인다”고 고백했다. 재정관리에도 눈을 뜬 이씨는 자기 자신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가정이 주 안에서 바로세워질 수 있게 영·혼·육이 건강하게 세워지기를 날마다 기도한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