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립교회 승합차 고쳐드립니다"

입력 2010-04-14 13:27


[미션라이프] 사례금 50만원도 못 받는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이 매달 30만~40만원씩 들여가며 승합차를 운영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하루에 한번 마을버스가 다닐까 말까 한 곳에서 띄엄띄엄 거주하고 있는 성도들을 ‘모셔오기’ 위해서다.

두레자동차 김진용(56·사진) 사장이 이런 현실에 사명감을 갖고 미자립교회 승합차를 고쳐주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현장에 가보십시오. 이웃들이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찌그러지고 녹슬었습니다. 10년이고 15년이고 엔진오일 제대로 한 번 갈아주지 않아 폐차 직전의 차량들도 수두룩합니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포자기 심정으로 그냥 끌고다니는 겁니다. 그런 차를 몰면서 ‘예수 믿으면 복 받고 구원 얻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비신자들이 뭐라고 하겠습니까.”

대구 만촌장로교회 장로인 김 사장은 차축만 빼놓고 모든 부품을 교체할 수 있는 1급 종합정비공장을 경북 경산 갑제동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60대의 교회차를 개조했다. 엔진부터 전조등까지 모든 부품을 뜯어낸 뒤 새 가죽 시트와 천장을 장착한 뒤 판금 작업 후 도색한다. 이렇게 하면 요란한 진동에 퀴퀴한 냄새까지 나는 승합차가 새 차로 ‘부활’한다. 새 차 가격의 10분의 1로 말이다.

“폐차 직전의 승합차도 10년은 더 탈 수 있도록 개조해 드립니다. 총회 추천서만 받아오시면 수리비의 50%는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 이참에 중대형교회들이 ‘어머니’와 같은 농어촌교회와 일대일 결연을 해서 승합차 고쳐주기 운동을 벌였으면 좋겠어요.”

승합차는 직원들이 현장에서 직접 인수하며, 수리 기간 동안 쓸 수 있는 대체 차량도 지원해 준다(dooraecar.co.kr).

경산=글·사진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